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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주키치의 LG, 외국인 잔혹사 '안녕'

기사입력 2011.05.16 09:25 / 기사수정 2011.05.16 09:25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외국인 잔혹사는 이제 안녕이다.

LG의 외국인 선수 잔혹사는 눈물겨울 지경이다. 그간 전력이 썩 강하지 못했던 LG는 외국인 선수의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았으나 외국인 선수가 LG의 부족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메워주지 못했다. 특히 타자보다 투수 복이 더욱 없었다. LG 역사상 최고 용병 투수는 2000년 17승을 따낸 해리거. 8년 뒤 2008년 10승을 따낸 옥스프링은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LG와 더 이상 인연을 맺지 못했다.

▲ 지지리도 없는 외국인 투수 복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2003년 이후에는 외국인 투수들이 거의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2004년 쿠퍼는 단 4승을 따내는 데 그쳤고 후타도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005년 왈론드도 4승 10패의 성적을 남겼고 2006년 베로커와 텔레마코는 합작 4승에 그쳤다. 그나마 대부분 불펜으로 나와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카라이어가 고마울 지경. 2007년에는 하리칼라와 옥스프링이 시간 차로 합계 10승을 따냈고 2008년에도 브라운이 1승에 그쳤다. 2009년 존슨, 바우어도 단 12경기에 출장해 합작 3승을 따낸 후 물러났다. 작년 마무리로 오카모토도 16세이브밖에 따내지 못했다. 곤잘레스는 충격의 0승으로 LG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고 더마트레도 4승에 그쳤다.

15일 목동 넥센전서 9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따낸 주키치 이전 마지막 외국인 완봉승 투수는 2007년 하리칼라의 고별전 (7월 4일 잠실 두산전)이었다. 완봉승이 쉬운 기록은 아니지만 지난 4년 동안 단 1명의 외국인 완봉승 투수도 나오지 않았다는 건 충격적이다.

▲ 올해는 다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조짐이다. 리즈(2승 4패 평균자책점 3.96)와 주키치(4승 1패 평균자책점 3.74)는 LG 역사상 최강의 용병 투수 듀오로 기억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던 리즈는 11일 잠실 한화전 이전까지 7이닝 2자책점 이하 특급 투구가 없었으나 지난 11일 잠실 한화전서 9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박종훈 감독의 우려를 단박에 씻었다. 비록 장성호에게 역전홈런을 맞아 완투패를 맛봤으나 피칭 내용 자체는 타자들을 압도했다.

주키치는 애당초 리즈보다 기대치가 낮았으나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알짜 용병'으로 자리매김했다. 테이크 백 이후 팔이 나오는 타이밍이 다소 느린데다 각도도 다소 처지지만 타자에게 볼을 숨기는 이점이 있어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 15일 목동 넥센전서는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컷 패스트볼로 넥센 오른손 타자들을 꽁꽁 묶었으며 커브와 체인지업도 예리하게 포수의 미트로 향했다. 7회까지 84개의 공으로 노히트 노런을 이어갔으나 8회 1사 후 송지만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완봉승이라는 기록이 아쉬울 정도. 1피안타 9탈삼진 3사사구 무실점은 역대 39번째 1피안타 완봉승으로 기록됐다.

올 시즌 리즈와 주키치는 16경기서 6승을 수확하는 데 그쳤지만 퀄러티 스타트는 9회나 합작했다. 둘은 5자책점 이상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4자책점 경기도 단 4차례였다. 5회 이전 조기 강판도 주키치만 3번을 기록했을 뿐이었고 그마저도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LG 역사상 이렇게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외국인 투수 듀오는 없었다. 그리고 따지고 보면 올 시즌 외국인 투수 2명이 나란히 제 몫을 해주고 있는 팀은 LG를 제외하곤 KIA가 유일하다.

단순히 지난주 리즈가 주키치가 모두 완투를 기록했다고 해서 둘에게 LG 역사상 최고 용병 듀오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행보를 봤을 땐 올 시즌 LG가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 온 외국인 투수 잔혹사 시대를 청산할 가능성은 상당히 커보인다.

[사진=리즈 주키치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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