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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팀장' 파격 인사, 한화 이글스가 주목하는 소통의 가치

기사입력 2023.01.19 14:40 / 기사수정 2023.01.19 14:49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야구가 야구만으로 존재하던 시대는 끝났다. 팬들은 더 세밀하게 짜인 팀을 원하고, 더 풍부한 이야기를 원한다. 한화 이글스는 그런 니즈를 반영하기 위한 발걸음을 망설이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박찬혁 대표이사 부임 이후 두 번째였던 이번 조직 개편은 단장 및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영입을 중심으로 한 전사적 프런트 개편으로, 기존 지원부문 중심의 조직개편에서 선수단 운영 보직에 이르기까지 외부 전문인력 영입 및 내부 주요 성과자의 발탁 인사 등 그 범위를 확대했다.

연공서열에 의한 직급 체계에서 벗어나 역량과 성과에 따른 직책 중심의 과감한 인사로 구단 최초 대리급 팀장이 두 명이나 탄생했다. 운영 부문에서 스카우트 파트장이던 정민혁 대리가 스카우트 팀장으로 승격했고, 지원 부문에서 디지털마케팅 파트장이었던 서우리 대리가 디지털마케팅 팀장을 맡게 됐다.

특히 공식 유튜브 채널 '이글스TV'를 맡고 있는 서우리 팀장의 승격은 현재 한화 이글스라는 팀이 어떤 가치를 주목하고 힘을 싣고 있는지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우리 팀장은 이번 승격으로 한화 이글스 최초의 여성 팀장이자 최연소 팀장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 이글스TV, 기분 좋은 역설

흔히 '성적이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한다. 팀의 순위와 관중수는 대부분 비례하고, 팀의 성적이 좋으면 로열티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다. 반대로 말하면,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런 충성도를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지난해 이글스TV의 성장은 그 명제를 기분 좋게 반박한다. 2022년 한화는 2020년, 2021년에 이어 최하위를 했지만 2022년 이글스TV 채널의 구독자수와 조회수는 오히려 성장세를 보였다. 연간 조회수는 2021년과 비교해 92%가 증가했다. 마케팅이 성적이라는 핸디캡을 이긴 사례다.


비결 중 하나가 전문 인력의 영입이다. 2022년은 이글스TV 업무 인력을 완전히 내재화한 첫 해였다. 2020년까지 촬영과 제작 등을 외부 협력사와 진행했던 한화 이글스는 2년에 걸쳐 이 인원들을 모두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콘텐츠의 질을 높였다.

서우리 팀장은 "콘텐츠의 대상인 선수들은 프로 방송인들이 아니다 보니, 제작진의 이해도나 친밀감이 콘텐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협력사 구조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디지털 콘텐츠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개선하기 위해서는 제작 인력의 내재화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대표이사님은 물론 단장님도 코디네이터로 계시던 시절부터 디지털 콘텐츠에 관심이 많으셨고, 이런 상황들에 대한 논의를 드릴 기회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회사에서 많은 지원을 해주시면서 가능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 조직 개편이 말하는 의지

구단은 이런 서우리 팀장의 디지털 팬 소통 업적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서우리 팀장은 "좋게 얘기를 해주셨지만, 내가 팀장이 된 건 직급이나 연차, 나이에 상관없이 현재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는 기조 덕분"이라고 말한다. 

서 팀장은 "작년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관중이 들어온 첫 시즌이었는데, 아직은 팬분들과 거리감이 있고 이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 내가 아주 우수해서 팀장이 됐다기보다, 지금이 디지털 콘텐츠가 중요한 타이밍이 때문에 그 일을 맡고 있던 나에게 팀장이라는 직책을 부여하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서우리 팀장은 리빌딩 중인 한화 이글스가 팬들의 공감과 동의를 얻어야 하는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서 팀장은 "누구나 인정하는 전력으로, 대권에 도전하는 그런 해라면 사실 많은 얘기가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설득과 이해를 시켜드리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래서 회사에서는 소통을 위한 파트를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 끊임없이 시도할 자유


이글스TV의 콘텐츠는 참신한 기획과 높은 퀄리티로 한화 이글스 팬들은 물론 다른 팀 팬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우리 팀장은 "자율성이 높다. 특히 사장님께서 디지털 콘텐츠 쪽은 위에서 관여하기 시작할수록 재미가 없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계셔서, 우리의 생각을 많이 물어보시고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해 주시는 편"이라고 그 배경을 전했다.

올해에도 이글스TV의 여러 가지를 시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손혁 단장이 직접 출연해 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단톡방(단장 토크 방송)'이라는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였다. 후드티셔츠를 입은 손 단장과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이 콘텐츠는 이글스TV의 "큰 도전" 중 하나였고, 정기적인 진행을 과제로 두고 있다.

또 '야진남(야구에 진심인 남자)'이라는 시리즈를 지나, 상대적으로 선수 경력이 짧은 선수단 구성을 고려한 '흥선소(흥한 선수 소개)'라는 콘텐츠를 '야진남'의 스핀오프 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1편 유상빈, 2편 윤산흠이 주인공이었던 '흥선소' 역시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갈 생각이다.

서우리 팀장은 실시간 중계 확대에 대한 계획도 전했다. 서 팀장은 "구단 채널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경기를 보여드리는 거라고 생각한다. '단톡방' 콘텐츠도 그렇고, 본질적인 이야기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해외 연습경기나 퓨처스리그 경기들을 가능한 많이 보여드리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소통에는 비시즌이 없다

서우리 팀장은 어떻게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처음 디지털 채널을 맡았을 때, 사장님께서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며 "디지털 채널의 역할은 365일, 24시간 내내 팬들이 한화 이글스라는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이고, 경기가 없는 시간에도 계속 한화 이글스를 생각하고 그 안에 살게 하는 건 너의 역할이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얘기했다.

서 팀장은 "지금도 그게 나의 제일 큰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팬분들이 한화 이글스를 통해 즐거움을 얻고, 삶의 원동력을 찾을 수 있게끔 그런 재미를 계속해서 만들어 드리는 게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진심을 전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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