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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행' 김광현에게 필요한 건 '강진의 추억'

기사입력 2011.05.12 07:32 / 기사수정 2011.05.12 10:19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결국 2군행이다.

SK 김성근 감독은 11일 저녁 에이스 김광현(23)에게 전격 2군행을 지시했다. 최근 특별한 이유 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었던 터라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올 시즌 2승 2패 평균자책점 4.08로 시즌 출발이 다소 좋지 않았으나 최근 2경기서 연이어 승리를 따냈던 김광현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최근 그에게 공개적인 쓴소리를 한 데 이어 결국 사랑의 매를 뽑아들었다. 

▲ 정말 부진했나

사실 올 시즌 김광현의 투구는 에이스급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4월 10일 문학 삼성전부터 4월 20일 문학 LG전까지 3경기 연속 5회를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다. 세 경기서 김광현은 각각 3이닝, 4⅔이닝, 3이닝을 던졌는데 투구수는 무려 81, 86, 73개였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의 제구력이 썩 좋지 않은 탓에 상대 타자들의 직구 노림수에 여러 차례 통타를 당했다. 이에 김 감독은 지난달 22일 사직 롯데전이 취소되자 자신이 보는 앞에서 221개의 '특투'를 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김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서 5⅓이닝 1실점을 하며 승리 투수가 됐지만, 공 100개를 던질 정도로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그날은 6연전의 첫날인 화요일이었고, 에이스가 나오는 날인만큼 불펜 투수들을 아껴야 하는데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며 조기 강판돼 팀 마운드 사정을 돕지 못한 게 사실이었다. 김 감독도 최근 그에게 하위 타선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가 많고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질책을 했다.

이로써 김광현은 일단 향후 열흘간 1군서 모습을 볼 수 없다. SK 마운드에도 엄청난 타격이다. 현재 SK 마운드는 썩 사정이 좋지 않다. 확실한 선발은 송은범 글로버 뿐이고 메그레인마저 들쭉날쭉한 투구를 하고 있어 제대로 선발 로테이션을 짜기가 버겁다. 김 감독 특유의 견고한 불펜 활용으로 최대한 위기를 막아온 것뿐이다. SK는 최근 선발과 불펜의 경계가 거의 허물어진 상태. 김광현마저 향후 몇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른다면 SK 불펜의 과부하 현상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 강진의 추억

어쨌든 김광현은 2군으로 내려갔다. 김 감독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에이스로서의 정신적인 재무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작년에 성공했던 기억도 있다. 지난 해 5월 25일 대구 SK전서 5이닝 4실점으로 패배를 당하는 등 당시 5월 내내 6이닝 넘게 던지지 못하자 김 감독은 그날 밤 김광현에게 2군 선수단이 머물러 있는 강진에 합류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실제 1군 말소도 되지 않았고, 2군 등판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강진에서 마음을 다잡은 김광현은 이후 거짓말같이 되살아나며 17승을 따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실제로 1군 말소가 됐다. 경우에 따라서는 2군 등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1군 등록 시점도 기약할 수 없다. 이만수 2군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에 김 감독의 OK 사인이 떨어져야 1군으로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과연 김광현은 2군서 강진의 추억을 떠올리며 김 감독이 말하는 에이스의 참뜻을 깨달을 수 있을까. 

[사진=김광현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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