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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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필로그] '스위니토드' 전미도, '슬의생' 생각 하나도 안 날 걸?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3.01.04 06:50 / 기사수정 2023.01.04 15:4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나요? 활력을 불어넣어 줄 문화생활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친구, 연인, 가족 또는 혼자 보러 가기 좋은 공연을 추천합니다. 김현정 엑스포츠뉴스 기자의 공연 에필로그를 담은 수요일 코너 [엑필로그]를 통해 뮤지컬·연극을 소개, 리뷰하고 배우의 연기를 돌아봅니다. 

배우 전미도가 무대로 돌아왔다. 뮤지컬 ‘스위니 토드’를 통해서다.

‘스위니 토드‘는 도시전설 스위니 토드를 바탕으로 한 극작가 크리스토퍼 본드의 연극을 각색한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사 작곡하고 영국의 시나리오 작가 휴 휠러가 집필했다.

산업혁명으로 경제, 문화적으로 발달했지만 동시에 급격한 성장 탓에 심각한 혼돈을 겪은 시기인 19세기 영국이 배경이다. 아내와 딸을 사랑하는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자민 바커가 15년의 억울한 옥살이를 마치고,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넣은 터핀 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치는 내용을 다룬다.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한국에서는 2007년 처음 선보였다. 2008년 배우 조니 뎁이 출연한 영화도 개봉했다. 현재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사연 중이다.  

전미도는 주인공 스위니 토드(강필석, 신성록, 이규형 분)의 살인을 돕는 파이 가게 주인 러빗 부인으로 분했다. 2016년 ‘스위니 토드’ 재연 후 6년 만의 출연이다.

러빗 부인은 타이틀롤 스위니 토드와 함께 극의 주축을 이룬다. 토드의 살인 행각을 모른 척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인육 파이까지 만들어 파는 인물이다. (토비아스에게는 친절한 아줌마지만)



‘스위니토드’에는 반전 요소들이 있는데 그 중심에 러빗 부인이 있다. 러빗 부인의 말과 행동이 시발점이 돼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한다. 


무대에서 전미도는 180도 다른 모습을 소화하는데 이질감이 없다. 넉살 좋고 주책맞은 아줌마에서 거리낌 없이 사람을 고기 재료로 쓸 쓰며 탐욕을 드러내는 여자까지 여러 면모를 보여준다. 야한 농담과 걸걸한 욕까지, 능청스러운 연기를 통해 자칫 무겁게만 느껴질 수 있는 극의 완급을 조절한다.

조금은 난해하기도 한 개성 있는 넘버들도 생동감 있게 소화한다. 러빗 부인이 흠모하는 스위니 토드 역의 배우들과의 케미는 물론이다.



전미도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먹고 살기 힘들고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시대였다. 누군가를 해하거나 불법적인 일을 저지르더라도 내가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합리화된 시기였다. 그래서 절박한 인물이다. 인육 파이를 먹는 사람을 좋은 사람으로 만들 순 없지만 ‘나도 어쩌면 별반 다르지 않은 인간’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살인을 방조하고 인육파이를 죄책감 없이 만드는 러빗 부인은 악인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을 곁들여 전미도의 연기를 보면 어딘지 연민이 느껴진다.



전미도는 연극 뮤지컬에서 이미 유명하지만 대중적으로는 2020년과 2021년 의사 채송화로 나온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로 알려졌다.

“너무 다들 채송화만 아셔서 서운하다”고 말한 전미도는 “굉장히 현명하고 좋은 이미지로 아는데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러빗 부인은 탐욕적이고 이기적이고 무서운 면이 있는 캐릭터다. 공연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즐겁고 기대된다”고 말한 바 있다.



전미도는 팔색조다. 사랑스러운 로봇, 비련하거나 청순한 여주인공 등 여러 역할을 다양한 얼굴로 맞춤 옷 입은 듯 소화해왔다. 기괴하고 독특한 분위기를 내뿜는 ‘스위니 토드’에서는 또 다른 모습을 자랑한다. 

러빗 부인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 순간, '슬의생' 채송화는 온데간데없다. 말투부터 제스처, 감정 표현까지  러빗 부인을 섬세하게 소화한다. 전미도 본인뿐만 아니라 그의 변신을 보는 관객도 즐거움을 느낄 터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오디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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