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0:25
스포츠

수원, 적지에서 값진 승리

기사입력 2005.04.07 08:02 / 기사수정 2005.04.07 08:02

이상규 기자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 우리 시간으로 6일 저녁 7시에 일본 시즈오카에 소재한 이와타 야마하 경기장에서 벌어진 주빌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1:0의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 전반 초반부터 여러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지만, '원샷원킬' 나드손이 전반 30분에 결승골을 넣어 수원의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초반에 골운이 따르지 못한 수원은 전반 26분에 김진규의 핸드링으로 페널티킥을 얻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이했다. 그러나 나드손이 전반 27분에 페널티킥을 날렸지만, 주빌로 골키퍼 사토 요헤이의 다이빙 펀칭으로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하지만 전반 30분에 김동현이 나드손을 향해 높게 패스를 이어준 것이 김진규가 제대로 걷어내는데 실패하면서, 나드손이 주빌로 문전 정면으로 침투하면서 마침내 결승골을 성공 시켰다.

주빌로와의 원정 경기에서 승리하는 값진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선전(중국)이 호앙 안(베트남)을 홈에서 5:0으로 꺾는 바람에 골득실에서 선전에게 뒤져(선전 : +6, 수원 : +5), 아쉽게 E조 1위에서 2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주빌로와의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승리한데다 아직 3경기가 더 남았기 때문에, 충분히 E조 1위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다. 수원은 지난해 11월 7일 포항전 1:0 승리 이후, 지금까지 17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했다.


템포축구, 수원 승리의 커다란 원동력

발목 수술에서 회복한 앵커맨 김남일이 주빌로전에 주전으로 출전하면서, 차범근 감독이 추구하는 '템포축구'의 무게감이 더욱 커졌다. 경기 초반부터 '김진우-김남일'의 더블 보란치가 중심이 된 미드필드진이 주빌로 미드필드진을 장악하면서, 경기를 더욱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특히 미드필드진을 중심으로 기술적이고 빠른 템포의 경기 운영이 돋보이면서, 김진규가 버텼던 주빌로 수비진을 손쉽게 제압했다. 후반전에는 체력이 저하 되면서 공격력이 살아나지 못했지만, 전반전에 템포축구를 극대화 시킨 것이 승리의 커다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 수원 왼쪽 윙백 최성용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무엇보다 미드필드진부터 템포축구를 효율적으로 구사했다. 마치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패스를 주고 받아가면서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간 뒤에 골 기회를 활발하게 얻어낸 것이 주빌로 진영을 쉽게 허물어 낼 수 있었다. 서로간의 패스를 논스톱으로 빠르게 연결시킨 것을 비롯해서, 2:1패스, 전진패스, 월패스, 침투패스, 횡패스 등등 여러가지의 패스 형태를 시도하여 정확하고 빠르게 연결했다. 동료 선수에게 패스 받을때의 판단력과 호흡을 극대화 시키면서, 패스의 정확성을 높여갔다.

수원 미드필드진은 일치감치 주빌로 미드필드진을 장악하고 공격 삼각편대에서 여러차례의 골 기회가 터지면서, 수준 높은 공격력을 발휘했다. 미드필드진의 주요 공격 패턴이 좌우 윙백을 맡는 최성용과 김두현이 포진한 양 측면 쪽에서 비중을 높였고, 측면에 포진한 미드필더들은 중앙으로 정확하게 공을 연결했다. 특히 최성용은 넓은 활동폭과 부지런한 움직임을 앞세운 오버래핑으로 주빌로 문전 깊숙한 곳까지 공격을 전개하여 왼쪽 측면 기동력에 큰 힘을 불어 넣었다.

나드손을 비롯한 공격 삼각편대를 맡는 선수들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더 많아졌다. 유기적으로 공격을 전개하면서, 서로가 공격 펼칠 수 있는 공간까지 잘 만들어 놓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김대의가 빠른발을 앞세워 최성용과 함께 왼쪽 측면 공격력까지 높였다면, 공격수를 맡는 나드손이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오가면서 뛰어난 개인기와 돌파력을 활용하여 주빌로 수비진을 마음껏 공략했다. 공격수 김동현은 중앙에서 선 굵은 경기력운영을 펼쳤다. 다만, 공격 삼각편대에서 여러차례 골 기회를 골로 연결 시키지 못했다. 골운이 더 따라 주었다면 1~2골은 더 넣을 수 있었다.

세 선수는 왕성한 활동량으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주빌로의 공격을 끊어내는데 치중했다. 그러자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이 수비시의 압박이 극대화 되면서, 상대팀 공격 루트를 끊은 뒤에 빠른 템포를 활용한 역습으로 전개 시키는데 성공했다. 역습 전개가 활발하면서 미드필드진이 공격진을 향해 섬세한 패스를 적극적으로 이어 주었고, 공격진이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공격의 시작점도 미드필드진 이었고, 주빌로의 공격을 줄기차게 차단하여 역습을 전개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곳도 미드필드진 이었다. 미드필드진이 효율적인 템포축구를 전개하면서, 수원은 공격 지향적인 경기 운영을 펼친 끝에 승리를 거두었다. 특히 주장과 부주장을 맡는 최성용과 김대의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여 빠른 경기 운영을 펼쳤고, 미드필드진에서 정확한 패싱력을 구사한 김남일도 맹활약 펼쳤다. 


압박에서 승패가 가려졌다


수원이 미드필드진이 중심이 된 템포축구를 앞세워 주빌로를 꺾었지만, 이날 경기는 양팀의 압박에서 승패가 가려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수준 높은 공격을 펼치더라도, 탄탄한 수비진이 중심이 된 압박이 강하지 않으면 좋은 공격력을 과시하기 어렵다.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이 튼튼해야, 공격을 쉽게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던 경기였다.

▲ 수원 수비수 박건하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경기 초반부터 수원이 주빌로의 중원을 비롯한 미드필드진을 장악했다. 무엇보다 후쿠니시 다카시 등이 버틴 주빌로 미드필드진이 수원의 빠른 공격을 제때제때 끊지 못한 것이, 수원이 좋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수원은 주빌로 미드필드진의 별다른 저항을 받지 못했고, 중원과 측면에서 빠른 패싱력과 돌파를 즐기면서 주빌로 진영을 쉽게 허물었다.

후쿠니시가 2~3차례 수원 선수들에게 과열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빌로의 미드필드진은 수원 미드필드진을 거세게 압박하지 못하고 무기력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공격 전개 또한 제대로 전개되지 못했다. '최용수-굴렌 로버트' 투톱은 미드필드진의 공격 지원이 수원 미드필드진의 압박에 의해 번번히 끊기면서, 수원 수비진에 의해 고립되면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차노 다카유키-다나카 마코토-김진규'로 짜인 3백 라인은 미드필드진보다 더 부실한 수비 운영을 펼쳤다. 수원 공격 삼각편대를 향한 압박 강도가 떨어지는데다, 스피드에서 밀렸다. 발이 느린 차노와 김진규는 발 빠른 수원 선수들에게 번번히 공격을 허용하는 불안한 모습을 끊임없이 노출했다. 수원의 공격력이 무뎌진 후반전에 거칠게 몸싸움을 펼치면서 수비력이 나아지는 듯 했지만, 전반전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전반전부터 안정적인 위치선정을 앞세워 거센 압박을 펼쳤다면, 수원의 공격을 철저하게 봉쇄할 수 있었다.

수원은 후반전에 체력저하를 겪으면서 전반전에 비해 공격력이 살아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미드필드진과 수비진이 경기 끝날때 까지 주빌로 선수들을 거세게 압박하지 못했다면, 자칫 큰 화를 부를 수도 있었다. 최성용 등이 포진한 미드필드진에서 주빌로의 공격을 활발하게 차단했고, 후반 16분에 김남일이 교체되고 송종국이 투입되면서 미드필드진 압박 강도는 좀처럼 크게 저하되지 않았다.

'마토-박건하-곽희주'로 짜인 3백 라인도 승리에 커다란 커다란 역할을 했다. 예전 안양(현 FC서울) 시절에 라이벌 수원에 강한 면모를 과시했던 최용수를 상대로, 박건하가 최용수를 향한 주빌로의 공격을 한박자 빨리 차단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곽희주는 저돌적인 몸싸움을 앞세워 최용수를 잘 막았고, 마토는 고비때마다 주빌로의 오른쪽 공격을 번번히 끊어 놓았다. 세 명의 수비수는 주빌로 공격수들을 경기내내 철저하게 압박했고, 주빌로의 공격을 최종적으로 무력화 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원vs주빌로, 출전선수 명단

-수원-
GK : 이운재
DF : 곽희주, 박건하, 마토
MF : 김두현, 김남일(후반 16분 송종국), 김진우, 최성용
AM : 김대의
FW : 나드손(후반 25분 조성환), 김동현(후반 14분 안효연)
*대형 : 3-4-1-2(후반 25분 이후 4-4-2로 전환)

-주빌로-
GK : 사토 요헤이
DF : 김진규, 다나카 마코토, 차노 다카유키
MF : 가와무라 다카히로, 나나미 히로시(후반 31분 가와구치 노부로), 무라이 신지, 마루오카 소(후반 11분 후지타 토시야), 후쿠니시 다카시
FW : 최용수, 굴렌 로버트(후반 23분 나카야마 마사시)
*대형 : 3-5-2

4월 6일 E조 경기 결과

수원(대한민국) 1:0 주빌로(일본)
선전(중국) 5:0 호앙 안(베트남)

E조 현재 순위

1위 : 선전 젠리바오(2승1무, 승점 : 7점, 6득점 0실점, +6)
2위 : 수원삼성 블루윙즈(2승1무, 승점 : 7점, 6득점 1실점, +5)
3위 : 주빌로 이와타(1승2패, 승점 : 3점, 6득점 2실점, +4)
4위 : 호앙 안 지아라이(3패, 승점 : 0점, 1득점 16실점, -15)



이상규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