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는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5수 만에 우승 꿈을 이뤘다.
그리고 월드컵 통산 최다 경기 출전, 최다 플레잉타임, 최다 공격포인트 등도 이번 대회에 모두 갈아치웠다.
우선 프랑스와 결승전 출전을 통해 5번의 월드컵에서 총 26경기를 뛰어 독일의 레전드 수비수 로타르 마테우스가 갖고 있던 월드컵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인 25경기를 깨트렸다.
또 프랑스전 연장전까지 총 2314분을 뛰어 이탈리아 레전드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가 갖고 있던 종전 월드컵 최다 플레잉타임 2217분도 경신했다.
이번 대회에서 7골 3도움을 추가, 통산 13골 8도움으로 공격포인트 21개가 되면서 기존에 호나우두(브라질)와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19개)가 함께 보유하고 있던 월드컵 최다 공격포인트도 메시의 몫이 됐다.
월드컵의 역사가 곧 메시의 역사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그런 메시에게도 절대 넘을 수 없는 기록이 있다.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반칙을 당한 선수가 바로 그 것이다.
축구통계업체 '옵타'에 따르면 메시는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총 22개의 반칙을 얻어냈다. 17개를 따낸 세네갈 공격수 이스마일 사르, 16개를 얻어낸 브라질 간판 스타 네이마르를 훌쩍 넘어 최다 반칙을 당한 선수가 됐다.
그리고 월드컵 통산 기록에서도 총 77개의 반칙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이 분야 2위에 올라섰다.
다만 메시도 넘 볼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반칙을 당한 선수가 있어 이 분야에선 영원한 1위가 될 전망이다.
주인공은 메시의 대선배 디에고 마라도나이며 무려 152개의 반칙을 따낸 것으로 드러났다.
'옵타'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부터 이 기록을 집계한 이래 마라도나가 1위라고 밝혔다.
메시도 그를 상대하는 팀들마다 경계대상 1호로 지목받아 2중, 3중 수비에 고전하지만 마라도나는 차원이 달랐던 것이다.
단일대회에서 반칙을 가장 많이 얻어낸 선수 1~3위를 마라도나가 갖고 있을 정도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가 우승했던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총 53개의 반칙을 당했으며, 4년 뒤 준우승한 1990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50개를 기록했다. 결승에 오르지 못했던 1982 스페인 월드컵에서 따낸 반칙은 36개다. 약물 혐의로 도중에 퇴출된 1994 미국 월드컵에선 13개의 반칙을 얻어냈다.
마라도나의 경우, 개인기가 워낙 뛰어나 상대팀 선수들이 거친 태클을 서슴 없이 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1986 멕시코 월드컵 한국전도 마찬가지여서 마라도나는 훗날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이 돼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과 다시 붙게 되자 경기 전 "1986년 한국 선수들은 축구가 아니라 내게 태권도를 했다"고 직격탄을 날릴 정도였다.
지금처럼 판정이 날카롭고 비디오판독까지 동원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라도나는 그야말로 경기장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계속 얻어맞다가 종료 휘슬을 맞았다는 뜻이 된다.
이제 마라도나가 당한 반칙의 절반 수준에 이른 메시 입장에선 2026년이 아니라 2030년 월드컵까지 출전해도 마라도나가 당한 수난에 한창 부족할 전망이다.
사진=AP, EPA, 로이터/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