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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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의 '사기 유닛'은?

기사입력 2005.04.02 06:23 / 기사수정 2005.04.02 06:23

이상규 기자
인터넷을 많이 접속해보거나 6~7년전부터 크게 유행했던 스타 크레프트 게임을 했던 사람이라면, '사기 유닛' 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특히 축구팬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축구 사이트들 중에서는, 사기 유닛이라는 단어가 언급된 글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대게 축구 사이트에서는, 팀내에서 다른 선수들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강력한 경기력을 펼치는 선수를 가리켜 사기 유닛이라는 단어를 쓴다. 사기 유닛은 한 마디로, 말이 안될 정도로(?) 강한 유닛을 말하기도 한다.

축구는 개인 종목이 아닌 단체 종목 이지만, 간혹 다른 선수들에 비해 유난히 돋보이는 경기력을 펼치는 선수가 있기 마련이다. 지금까지 축구 사이트에서 사기 유닛으로 불렸던 선수들을 살펴보면, 팀 공격을 좌우하는 공격수들이나 공격형 미드필더 등이 많았다. 팀 내에서 맹활약이 돋보이는 선수들까지 가세하면, K리그의 사기 유닛에 속하는 선수들은 더 있다.

▲ 수원 미드필더 김대의
ⓒ2005 수원삼성 블루윙즈
K리그의 디펜딩 챔피언 수원은, 지난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폭주 기관차' 김대의가 사기 유닛 역할을 했다. 지난해 초 FA(자유계약) 선수로서 10억원의 이적료로 성남에서 수원으로 이적한 김대의는, 수원의 공격을 좌지우지 하면서 경기 내내 왕성한 활동량과 부지런한 몸놀림 등을 과시했다. 좀처럼 지친 기색을 드러내지 않을 정도로 수원이 공격을 주도했다. 김대의가 부진하면 수원의 공격력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을 정도였다.

올해는 '원샷원킬' 나드손이 사기 유닛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월에 치른 A3 챔피언스컵에서 팀이 넣은 8골 중에 6골이 공격수 나드손에게서 터진 득점 이었다. 팀이 1:0으로 승리한 수퍼컵 부산전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현재 컵대회에서 3골을 기록중이다. 수원은 올해들어 나드손에 대한 득점 빈도가 높았다. 2003년 여름에 입단한 나드손은, 그 해에 18경기에서 14골을 넣는 진가를 뽐냈다. 당시 공격력이 타팀에 비해 떨어지는 수원의 공격을 빛내며, 사기 유닛 역할을 했다.

서울 공격수 노나또도 사기 유닛에 속하는 케이스. 지금까지 컵대회 4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여 컵대회 득점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대구에서 훼이종(성남)과 함께 투톱을 형성하여, 타팀에 비해 전력이 약하기로 평가 받아온 대구의 공격력을 K리그 정상급으로 이끌었다. 이들이 지난해 컵대회를 비롯하여 넣은 골은 총 30골. 대구가 2004년에 51골 넣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많은 골을 넣었다. 특히 노나또는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19골을 넣었다. 정규리그에서는 13골을 넣어 득점 2위에 올랐다.

지난해 컵대회 부터 울산의 킬러로서 맹활약 펼치는 공격수 카르로스는, 나드손과 노나또에 비해 가려져 있으나 팀 내에서는 공격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컵대회 7경기에 출전하여 5골을 기록했고, 후기리그 12경기에서 7골을 넣는 뛰어난 골 감각을 발휘했다. 전기리그에서 도도와 시미치가 기대에 못미쳐 공격력이 불안했던 울산은, 카르로스의 맹활약으로 다시 공격력이 살아났다. 2003년에 이천수와 함께 사기 유닛으로 꼽혔던 최성국이 일본 J리그 가시와로 임대 되었지만, 카르로스는 올 시즌 컵대회 4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여 울산 공격력을 빛내고 있다.

K리그에서 10시즌째 활약중인 터줏대감 이성남은, 왼쪽 윙 포워드로서 성남 공격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 날카로운 돌파력과 뛰어난 발재간 등을 앞세우면서 성남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성남의 공격이 이성남 쪽으로 집중될 정도로, 측면에서 부지런히 맹활약 펼치는 이성남에 대한 비중이 높다. 이성남이 측면에서 눈부시는 공격력을 발휘하면, 성남의 공격이 잘 통했다. 성남은 지난해 대구에서 노나또와 함께 사기 유닛으로 꼽혔던 훼이종을 보유하고 있다. 2003년에는 공격수 김도훈이 한 시즌 최다골인 28골을 넣어 득점왕과 MVP에 뽑혔다.

▲ 전북 미드필더 보띠
ⓒ2005 전북현대 모터스
전북의 공격형 미드필더 보띠는, 기량에서 나무랄게 별로 없을 정도로 K리그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히고 있다. 날카로운 패싱력과 부지런한 움직임, 화려한 발재간, 재치 등이 돋보이는 선수다. 일부에서 전북이 지난해 후기리그에서 보띠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았다고 지적 할 정도로, 그만큼 보띠에 대한 팀내 비중이 높았다.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는 윤정환의 기복이 심했지만, 보띠는 거의 매 경기마다 제 몫을 해주었다.

처진 공격수 펠릭스의 부진을 겪고 있는 부산은, 그나마 오른쪽 윙 뽀뽀의 맹활약으로 공격력이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날카롭고 부지런한 움직임과 빠른발, 재치있는 개인기 등이 뛰어난 윙어다. 168cm의 단신이지만 강력하고 정확한 킥력까지 갖추었다. K리그에서 활약하는 등록명이 특이 하지만(실제 이름은 'Popo'), 특이한 등록명 답게 다른 선수들 보다 돋보이는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포항은 수비력이 불안했던 2003년 정규리그 도중에, 수비수 산토스의 합류로 수비력이 크게 강화 되었다. 결국에는 이민성(서울) 등이 가세하면서 K리그 정상급 수비 라인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공격을 주도하는 선수들이 사기 유닛으로 각광 받았다면, 포항은 반대로 수비수 한명의 영입과 더불어 팀의 약점인 수비력이 강점으로 떠올랐다. 산토스도 사기 유닛에 속할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다.

지난달에 상무에서 제대한 이동국은, 원 소속팀 포항으로 복귀했다. '다 실바-이따마르' 투톱이 건재한 포항은 이동국의 합류로 공격력이 한층 강화 되었다. '이동국-이따마르'의 조합은 K리그 최고의 투톱을 굳힐 것으로 보인다. 이동국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독일 브레멘 시절 논외) 포항에서 5시즌 동안 89경기에 출전하여 33골 1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현재 몇몇 용병 선수들이 사기 유닛으로 꼽히고 있지만, 국내선수로서 예전처럼 포항의 공격을 주도하는 사기 유닛 역할을 할 것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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