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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성공 신화 열어가는 김철호

기사입력 2005.03.29 09:19 / 기사수정 2005.03.29 09:19

이상규 기자

(김철호 사진 출처 : 성남일화 공식 홈페이지)

올해초 K리그 이적 시장에서는 각 팀들의 선수 영입으로 축구팬들의 높은 주목을 끌었지만, 성남이 'K리그의 전설' 신태용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것은 축구팬들에게 안타까움을 심어 주었다. 성남팬들 사이에서 신태용 방출 반대 1인 시위 등도 있었지만, 끝내 신태용은 성남과의 재계약에 실패하여 K리그를 떠나 호주 퀸즐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올 시즌에는 1992년부터 2004년까지 13시즌 동안 성남을 위해 몸바쳐 왔던 신태용이 없는 아쉬움이 깊다. 하지만 신태용이 전성기 시절에 맡아온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젊은 선수의 성장이 최근들어 눈에 띄고 있다. 성남팬들 사이에서는 '신태용의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정명고와 강원 관광대를 거쳐 지난해 성남에 입단한 공격형 미드필더 김철호(22)는, 성남 세대교체의 주역으로도 통한다. 신인 시절인 지난해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는데 성공했고, 성남의 신성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2003년 이탈리아 세계 풋살대회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한 경력이 있다.

성남은 지난해 전기리그에서 김도훈, 싸빅, 서혁수 등과 같은 30대 선수들이 부진한데다 신태용은 체력 저하로 인한 노쇠화를 드러냈다. 그러자 컵대회부터 젊은 선수들이 서서히 주전 확보에 성공하게 되는데, 그 중에 한명이 바로 김철호였다. 특히 3명을 두는 미드필드진에서는 김철호와 전광진, 도재준 같은 젊은 선수들을 모두 주전으로 기용했다. 신태용은 김철호 등과 같은 젊은 선수들에 의해 주전 자리를 내주었다.

왼쪽 풀백 장학영과 센터백 박우현도 주전으로 자리잡는데 성공했지만, 특히 김철호는 공을 이쁘게 차는데다 아기자기한 공격 운영을 펼치면서 축구팬들의 높은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넓은 시야를 활용한 정확한 패싱력과 공격시의 안정적인 위치선정, 그리고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공격을 풀어가는 경기력은 김철호의 또 다른 장점이기도 하다.

팀의 공격 전개시 미드필드진에서 공을 잡으면, 가까이에 있는 동료 선수에게 짧고 정확한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가면서 공격을 펼치거나 위협적인 돌파로 드리블하면서 팀이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다닌다. 수비시에는 중원으로 들어가 상대팀 공격을 활발하게 차단하여, 재빠르게 팀 공격 기회로 연결하는 적극성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일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도재준 등과 같은 다른 선수들과 부진한 끝에 팀은 0:5로 대패하여 우승에 실패했다. 김철호 등이 포진한 미드필드진이 수비시의 위치가 너무 앞쪽으로 몰려있어, 알 이티하드가 활발한 중앙 공격으로 성남 미드필드진을 쉽게 뚫는데 성공했다. 김철호 등과 같은 젊은 미드필더들이 경기 운영 미숙을 드러내지 않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김철호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좋으나, 미드필드진에서 공수를 통틀어 경기를 풀어가는 운영 능력에 한계를 드러냈다. 승부근성을 길러내는 것과 아직 경험을 더 쌓아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되었다. 당시 신인 선수에게 신태용 같은 농익은 경기 운영을 바라는 것인 무리였다. 신태용 특유의 투쟁적인 경기력과는 다르게, 다소 조용한 면이 강했다.

성남은 올해초 이적시장에서 신태용을 포기하고, 수비형 미드필더 김도균과 공격형 미드필더 남기일을 타팀에서 영입했다. 지난해 말에는 국가대표팀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상식의 군 제대로, 중원이 튼튼하게 되었다. 컵대회 초반에는 그동안 서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넘나들며 맹활약 펼친 히카르도까지 영입했다. 기존에 주전 자리를 지킨 김철호 등과 같은 젊은 미드필더들의 입지가 약화 되었다.

전광진과 도재준이 주전 자리를 지키는데 실패했지만, 김철호는 성남의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끝까지 지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팀의 확고한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겪어 볼만한 주전 경쟁에서 살아 남았다. 이제는 22세의 어린 선수로서, 팀의 중앙 공격을 책임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K리그에서 23경기에 출전하여 1골 2도움을 기록한 김철호는, 서서히 K리그 성공 신화를 열어가고 있다. 서울의 스타 플레이어 박주영이 데뷔골을 넣었던 13일 서울전에서는, 자신도 박주영과 함께 데뷔골을 성공시켰다. 팀이 자신의 골을 보태 2:1로 승리하여, 김철호라는 이름 석자를 널리 알렸다.

아직 젊은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력에서 나타나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까지 갖춰, 앞으로도 K리그에서 맹활약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성남 미드필드진의 주축으로서, 곧 K리그의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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