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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대표하는 새로운 레전드는?

기사입력 2005.03.28 01:27 / 기사수정 2005.03.28 01:27

이상규 기자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K리그에는 신태용(35. 퀸즐랜드)이라는 대표적인 레전드가 있었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13시즌 동안 전 소속팀인 성남에 K리그 최다인 6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그외 많은 우승을 이끌었다. K리그에서 유일하게 정규리그 MVP 2차례 수상(1995, 2001년), K리그 BEST 11 9차례 선정(1992~1996년, 2000~2003년), K리그 최다 출전(401경기), K리그 최다 도움(68도움) 등 많은 대기록들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말에 성남 구단에서 방출 통보를 받아, 축구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미 신태용은 K리그 은퇴를 밝혔고, 올 시즌부터 K리그에서 활약하지 않고 호주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이제는 또 다른 선수가 신태용에 이어 K리그를 대표하는 새로운 레전드로 자리잡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느 선수가 K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가 될 지 알수 없다. 하지만 신태용 같은 K리그의 레전드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은 여럿 있다. 과연 어느 선수들인가?


김병지, K리그 최초 500경기 출전 도전

(김병지 사진출처 : 포항 스틸러스 공식 홈페이지)

신태용에 이어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지금까지 356경기에 출전한 포항 골키퍼 김병지(35)다. 김병지는 1992년에 현대 호랑이(현 울산현대)에 입단하여 프로 첫 해를 보냈고, 지금까지 14시즌 동안 줄곧 K리그에서 활약했다. 356경기에서 376실점을 기록한 김병지는, K리그에서 총 3골을 기록했다. 특히 포항과의 1998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K리그 최초로 골키퍼가 필드골(당시 헤딩골 기록)을 넣는 명장면을 연출 시켰다.

2001년부터 포항에서 활약한 김병지는, 5시즌 연속 붙박이 주전을 지키고 있다. K리그 BEST 11 GK 부문에 선정된 것이 단 한 차례(1998년)뿐 이었지만, 현대 시절부터 10년 넘게 K리그 정상급 골키퍼로 각광받고 있다. 동물적인 감각과 신들린듯한 선방, 실점하지 않겠다는 자신만의 굳은 의지 등은 김병지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장점적인 요소들이다. 동료 선수들을 이끄는 리더십과 문전 장악력 역시 돋보인다. 그리고 다른 골키퍼들 치고는 발이 빠른 특징이 있다.

김병지는 실제로 K리그 최초 500경기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35세의 나이로서 힘들어 보일 수 있겠지만, 필드 플레이어에 비해 체력 소모와 활동량이 적은 골키퍼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가능성 높다. 올해초 은퇴한 신의손은 44세까지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앞으로 별다른 부상없이 꾸준히 출전하면, 내년 시즌에는 400경기 출전 및 신태용이 보유하고 있는 K리그 최다 출전 기록을 새로 갈아 치울 가능성이 높다. 


K리그 최다 득점 도전하는 김도훈 

(김도훈 사진 출처 : 성남일화 천마 공식 홈페이지)

성남의 공격수 김도훈(35)은 통산 230경기에 출전하여 103골 34도움을 기록했다. K리그 통산 득점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김현석(은퇴)이 보유한 K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일본 J리그 빗셀 고베에서 국내로 돌아온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시즌 연속 10골 이상 득점했다. 이미 컵대회 5경기에서 2골을 기록한 김도훈은, 앞으로 8골만 더 넣으면 K리그 최다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다. 현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골잡이다.

김병지가 K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선수를 김도훈이라고 치켜 세울 정도로, 골 결정력이 정확하다. 경기 내용이 부진해도, 골 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결정적인 한방까지 갖추었다. 특히 2003년 정규리그에서는 28골 이라는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하여, 브라질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마그노(전 전북)와 도도(전 울산)를 제치고 득점왕을 수상했다. 그 해에는 K리그 MVP를 수상했다. K리그 BEST 11 FW 부문에 2차례(2000, 2003년) 수상했다.

탁월한 위치선정을 앞세운 정확한 골 결정력은 김도훈의 특기다. 2002년에는 2군 강등이라는 시련까지 겪었지만, 2003년에 성남으로 이적하여 28골 13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쳐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그해에는 신태용등과 함께 성남의 정규리그 3연패를 이끈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2004년 수퍼컵과 전기리그 초반에 상대팀 수비진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 부진했지만, 그만큼 상대팀 입장에서 성남의 경계대상 1호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다시 K리그로 돌아온 유상철

(유상철 사진 출처 : 울산현대 호랑이 공식 홈페이지)

2003년 6월에 일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로 이적한 이후 거의 2년만에 친정팀 울산에 복귀한 멀티 플레이어 유상철(34)은, 그동안 K리그에서 쌓아왔던 경력 만큼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는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 J리그에서 맹활약 펼쳤으며, 독일 월드컵 출전을 위해 J리그 2~3팀의 러브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울산으로 복귀했다.

통산 125경기에 출전하여 36골 8도움을 기록한 유상철은, 공격수와 수비수 등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갔던 1998년 정규리그에서는 20경기에 출전하여 14골을 기록하여 득점왕을 수상했다. 그 이전에는 줄곧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공수에서 부지런한 움직임을 펼쳤으며, 지치지 않은 체력으로 투지 넘치는 활약을 펼쳐왔다.

2002년에 가시와 레이솔에서 울산으로 복귀할 정규리그 막판에는, 공격수로서 8경기에 출전하여 9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 출전이 많지 않았으나 매 경기당 1골 이상 득점하는 뛰어난 골 결정력으로, 그 해에 김대의와 함께 K리그 BEST 11 FW 부문에 선정 되었다. 현재 울산에서 수비수로서 유경렬 등과 함께 두터운 3백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그 외에 다른 선수들은?

(이운재 사진 출처 : 수원삼성 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전남의 두 노장 수비수 김태영(35)과 김현수(32)는 1995년부터 지금까지 K리그에서 11년차를 보낸 베테랑 들이다. 통산 248경기에 출전하여 5골 12도움을 기록한 김태영은 그동안 전남의 수비 라인을 튼튼히 지키고 있으며, 김현수는 통산 317경기에 출전하여 22골 3도움을 기록했다. 김현수는 김병지, 김기동(이상 포항)에 이어 현역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출전 기록을 세웠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통산 18번의 우승을 차지한 수원에는, 10시즌 동안 팀을 K리그의 명문으로 이끈 '원년멤버 4인방'이 있다. 수비수 박건하(34)는 1996년 신인왕 수상 등으로 그동안 공격수와 수비수로서 두각을 나타냈고, 좌우 윙백을 맡는 이병근(32)은 수원 선수중에서 가장 많은 출전(280경기)을 기록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김진우(30)는 팀의 살림꾼 역할을 도맡았고, 골키퍼 이운재(32)는 수원의 골문을 튼튼히 지켜왔다. 수원 내에서는 레전드로 꼽히고 있으며, 수원의 10주년 BEST11에 선정 되었다.

아직 30대 선수는 아니지만, 2003년 정규리그 중반에 한국으로 귀화한 성남의 왼쪽 윙 포워드 이성남(28)도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1996년 부터 10시즌 동안 255경기에 출전하여 55골 52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3월 6일 부산전에서 K리그 3번째로 50-50 클럽에 가입한 이성남은, 그동안 뛰어난 개인기와 빠른발 등을 앞세워 K리그 최고의 윙어로 각광 받아왔다. 최소 5년간 지금과 같이 K리그에서 맹활약 펼칠 것으로 보여, 여러가지의 K리그 대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있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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