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노수린 기자) RM이 자신의 영향력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9일 방송된 tvN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이하 '알쓸인잡')'에서는 김영하, 김상욱, 이호, 심채경이 MC 장항준, RM과 함께 '우리는 어떤 인간을 사랑할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김영하는 이날 주제에 대해 소설가 발자크를 떠올렸다. 발자크는 장편만 약 70권을 냈을 정도의 다작가였다. 김영하는 "발자크는 어떤 면에서 사랑스럽냐면 문제가 너무 많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김영하는 "발자크는 태어나자마자 유모에게 보내졌고, 5살 때 기숙학교로 보내졌다. 그때부터 우리는 이 사람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해리 포터가 부잣집 아들이면 사랑하겠냐. 멀리 있는 인물을 사랑하려면 적당한 시련과 고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이다. 신문사와 출판사를 차리지만 처절하게 망한다. 할 수 없이 글을 쓰게 되는데 자기 재능을 스스로 모른다"고 소개했다.
그는 "발자크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귀족 부인들과 결혼하는 것만이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귀족과 결혼하는 꿈을 이루는데 눈이 멀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무관심 속에서 결혼 5개월 만에 외롭게 죽는다"고 전했다.
김영하는 "발자크는 당시 문학계에서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발자크는 스탕달을 알아봤고, 빅토르 위고는 발자크를 알아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끝까지 싸워 보고 몰락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들은 RM은 "그런 캐릭터가 요즘 유행하지 않냐. 소위 먼치킨이라고, 엄청난 파워를 가지고 있지만 나만 모르는 것"이라고 소개해 모두의 관심을 모았다.
김영하는 "예술가들은 '내가 누구를 대변하고 있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RM은 "2-3년 전 가장 많이 고민했다. BTS가 전 세계 마이너리티의 대변자가 되어 있었던 적이 있다. 지금도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지속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세상의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우리를 열성적으로 응원하고 있었다. 굉장히 혼란스럽더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했을 뿐인데, 마이너리티가 우리를 어느 순간 백악관과 UN의 중심으로 데려다 놓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웠다. 과연 나에게 자격이 있는가? 나에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도덕적, 시대적 사명감이 있다고 믿어도 되는가? 오만이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김영하는 "중요한 이야기"라고 인정하며, 평론가 해럴드 블룸이 말한 개념 중 "영향에 대한 불안"이라는 것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영하는 "예술가는 성장하면서 다른 예술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에 대한 불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중이 주는 영향도 마찬가지다. 대중이 주는 영향에 대해 자의식을 가지고 불안을 느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가는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고, 대중은 에너지를 예술가에게 투사하는 갈등 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사진=tvN 방송화면
노수린 기자 srnnoh@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