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3.19 13:26 / 기사수정 2005.03.19 13:26
야구의 꽃은 홈런이라는 말이 있다. 박빙의 승부에서 터지는 큰 것 한 방은 팀에게도, 관중에게도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2005년, 그 감동을 가장 많이 만들어낼 선수는 과연 누구일까. 올해의 홈런왕 후보들을 살펴보자.
가장 강력한 후보는 역시 삼성 라이온즈의 새로운 4번타자 심정수다. 심정수는 처음으로 30홈런을 넘긴 99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총 199개의 아치를 그렸다. 시즌 당 33번꼴로 담장을 넘긴 셈. 2003년에는 이승엽과 치열한 경쟁 끝에 자신의 최다이자 역대 세 번째로 많은 53개의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정수는 그 해에 자신의 힘을 과시했음은 물론, 심한 견제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으며 꾸준함과 선구안 능력 또한 증명했다. 그가 124개의 사구를 얻어내는 동안 당한 삼진은 63번뿐이었다.(이승엽은 사구 101개, 삼진 89개를 기록했다). 심정수는 또한 통산타율 0.296를 자랑할 만큼 정교한 타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승엽이 빠진 지금, 홈런에 관한 한 심정수는 단연 독보적인 존재다. 펜스 거리가 비교적 짧은 대구구장으로 둥지를 옮김에 따라 그의 홈런왕 등극은 어느 때보다도 유력해 보인다. 시즌 초반부터 폭발하거나 경쟁자가 따라 붙는다면 이승엽의 56호 기록 또한 충분히 넘볼 만 하다는 평가다. 좌익수로 포지션을 변경, 수비부담을 줄여준 선동열 감독의 배려 또한 긍정적인 요소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심정수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60억 몸값에 맞는 활약을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홈런에 대한 주변의 기대치에 자칫 제 페이스를 잃을 우려도 있다. 무릎부상의 짐을 완전히 떨쳐 버렸냐는 점, 김한수‧진갑용‧조영훈 등이 거론되는 5번타선의 지원 여부 또한 변수다.
“팀 승리와 포수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 홈런왕은 지난해가 마지막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성적에 그다지 미련을 두지 않을 것임을 언급했지만, 박경완(SK 와이번스) 역시 유력한 후보다. ‘4연타석 홈런’의 기록이 말해주듯, 폭발력에 관한 한 그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포수라는 위치 때문에 상대적 체력손실이 많긴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 선두권 유지만 한다면 언제든지 세 번째 홈런왕 등극도 노려볼 만 하다.
올시즌 외국인 선수 중 최대어로 꼽히는 루벤 마테오의 경우에는 초반 한국야구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관건. 마테오는 부상전력 때문에 메이저리그 정상급으로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6년간 295경기를 뛴 경험과 더 성장할 수도 있는 젊은 나이(27)를 감안할 때 홈런왕 후보로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현재 시범경기 홈런부문 1위(3개)에 오르며 시즌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부진을 씻으려는 기아 마해영, 작년과 달리 든든한 4번을 뒤에 둔 삼성 양준혁, 한화의 메이저리그 출신 용병 마크 스미스 등도 언제든지 홈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강타자들이다. 또한 팀의 새로운 버팀목으로 거듭난 SK 이호준, 한화 김태균 역시 새로운 홈런킹 등극을 꿈꾸고 있다.
야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이승엽’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다. 역대 23시즌 동안 타자가 MVP를 차지한 것은 모두 16번. 그 중 14번의 MVP를 홈런왕이 가져갔다. 그만큼 홈런타이틀을 향한 팬과 언론의 관심은 뜨겁다. 2005년에는 누가 팬들을 사로잡을 주인공이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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