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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정상 꿈꾸는 수원과 부산

기사입력 2005.03.07 23:24 / 기사수정 2005.03.07 23:24

이상규 기자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한 성남과 전북은, 아쉽게도 아시아 최고의 클럽으로 도약하지 못했다. 성남은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서 3:1로 승리했지만, 홈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0:5로 대패하여 준우승에 머물렀다. 전북은 알 이티하드와의 준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고, 홈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 골키퍼 이용발의 실수로 2:2로 비겨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 에서는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수원, FA컵 우승팀 부산이 출전한다. 지난해 K리그 팀들에게 아쉬움이 컸다면, 올해는 K리그 팀이 아시아 최고의 클럽으로 도약하여 K리그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이 오는 12월에 일본에서 벌어지는 세계클럽 선수권대회에 출전하기 때문에, 세계 정상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에서 K리그를 빛낼 수 있는 좋은 기회까지 얻을 수 있다.

K리그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수원과 부산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맞붙는 것이다. 두 팀중에 한 팀이 우승해도, K리그 팀이 아시아 정상에 오르면서 세계클럽 선수권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매경기마다 선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에서도 3월 9일에 벌어지는 AFC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에서,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 시작은 반이다. 첫 경기에서 잘해야, 다음 경기에서도 잘할 수 있는 희망과 자신감이 있다. 


수원, 3년만에 아시아 정상 도전


(이장관과 나드손의 볼 다툼 장면 / 3월 1일 수퍼컵) 

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오는 9일 저녁 6시(한국 시간)에 호앙 안 지아 라이(베트남)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이미 6일 저녁 6시 30분에 베트남으로 출국했다. 원정 경기를 치르는 부담감이 있고, 2명의 주전 선수(최성용, 김대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전력적인 어려움이 있다. 얼마전에 4주 기초훈련을 끝낸 송종국이 18명 엔트리에 빠진 것으로 알려져, 최상의 선수 구성으로 경기에 임하기 어려워졌다.

수원, 주빌로 이와타(일본), 선전 젠리바오(중국)과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 E조에 편성된 호앙 안 지아 라이는 주빌로와 선전과는 달리 구체적인 전력이 국내에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베트남의 클럽팀이기 때문에, 한국 클럽의 최강인 수원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팀을 상대로 밀집 수비와 거친 반칙 등을 펼칠 것으로 보여, 수원 선수들이 당일 경기에서 경계하고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가장 불안한 선수는, 프로입단 이전부터 '인터뷰 징크스'를 겪었던 공격형 미드필더 안효연이다. 지난 3월 1일 수퍼컵에서 인터뷰를 했던 안효연은, 인터뷰를 하면 다음 경기에서 부상 당했다. 수퍼컵 다음 경기가 호앙 안 지아 라이와의 원정 경기다. 베트남에서 부상당할 가능성이 있다. 안효연이 경기 도중 부상 당하면, 수원 공격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 외에 다른 선수들도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수원은 호앙 안 지아 라이 와의 원정 경기에서, 3-4-1-2 대형을 구사할 계획이다. 이운재가 골키퍼를 맡아 골문을 지키고, '마토-박건하-조성환'의 3백 라인을 가동 시킨다. 부상중인 곽희주의 출전이 가능하지만, 부상에서 회복된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마토를 기용할 것이다. 중원에는 '김진우-김남일'의 더블 보란치가 튼튼히 지키고, 좌우 윙백에는 조원희와 김두현이 맡게 된다.

수원의 공격을 책임지는 공격 삼각 편대는, 공격형 미드필더 안효연을 주축으로 '나드손-김동현'으로 짜인 빅&스몰 형태의 투톱을 형성한다. 안효연이 정확한 패싱력 등으로 공격진에게 공격 기회를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원샷원킬' 나드손이 골을 넣고, 터프한 김동현이 호앙 안 지아 라이 수비진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조커로는 신영록, 이현진이 출전할 수 있다.만약 안효연이 부상 당할 경우, 공격형 미드필더 전환이 가능한 신영록이 메꿀 것이다.

수원은 지난 2002년 아시안 클럽 선수권 대회와 아시안 슈퍼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3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것이다.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2차전부터, "우리는 아시아의 챔피언" 이라는 구호로 활발하게 서포팅을 했다. 호앙 안 지아 라이와의 경기가 아시아의 챔피언으로 발돋움하는 첫 경기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K리그의 챔피언 수원은, 아시아의 챔피언까지 바라보고 있다. 


부산, 조편성 최상이다.


(이장관과 나드손 / 3월 1일 수퍼컵)

스코틀랜드 출신 이안 포터필드 감독이 이끄는 부산은, 오는 9일 저녁 7시에 부산 아시아드 경기장에서 빈딘(베트남)과 첫 경기를 치른다. 수원과는 다르게, 주축 선수중에 일부가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지난 수퍼컵과 6일 성남전에서 출전한 11명의 주전 선수가, 그대로 경기에 출전할 것이다.

부산이 수원보다 더 유리한 것은 조편성이다. G조에 포함된 부산은 빈딘(베트남), 인도네시아 대표 A 클럽, 크룽 타이 은행(태국)과 대결한다. 일본, 중국 클럽팀과 상대하지 않는 장점이 있는데다 G조에 함께 포함된 팀들이 모두 동남 아시아 클럽들이다. 각조 1위팀이 8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부산이 쉽게 8강에 진출할 전망이다. 수원은 주빌로와 상대해야 하는 불리함이 있다.

빈딘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성남과 같은조에 포함 되었다. 지난해 2월 25일 성남과의 원정 경기에서는, 밀집 수비와 거친 반칙을 통해 성남 선수를 상대했다. 이리네(현 부천)가 빈딘 선수들의 거친 반칙에 의해 경기 도중에 부상 당한 적이 있어, 부산 선수들이 빈딘의 경기력을 경계해야 한다. 빈딘이 지난해 성남과의 원정 경기에서 펼친 경기력을, 이번 부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그대로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부산은 2003년부터 꾸준히 구사한 4-4-2 대형으로 빈딘을 공략한다. 김용대가 골키퍼를 맡고, '이장관-배효성-윤희준-신영록'이 견고한 4백 라인을 형성한다. 중앙 수비진이 두텁지만, 신영록(수원 신영록과 동명이인)의 수비가 불안한 단점이 있다. 이번 빈딘전 에서는, 상무에 입대한 김용희의 공백을 충분히 메꾸어야 팀내 입지를 높일 수 있다.

미드필드진에는 '이정효-도화성-김재영-뽀뽀'가 포진한다. 미드필드진에서 수비적인 경향이 강하지만, 오른쪽 윙 뽀뽀의 측면 돌파를 위주로 공격 펼친다. 투톱에서는 기동력이 뛰어난 루시아노와 터프한 스타일의 펠릭스를 포진 시킨다. 조커로는 수원 시절에 수비력이 크게 향상된 수비형 미드필더 고창현이 출전하고, 아르헨티나 출신 공격수 루시오가 출전할 수 있다.

조편성이 최상인 부산의 8강 진출 가능성은 높다. 그 가능성을 이번 빈딘과의 홈경기에서 높여갈 계획이다. 포터필드 감독의 전술이 지난해 말에 완성되었기 때문에, 2005년에는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선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부산은 1986년 아시안 클럽 선수권 대회 우승 이후, 19년 동안 아시아 정상에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아시아 최고의 클럽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빈딘전에서 마련하게 된다.

*사진 출처 : KWMH님 뉴스클럽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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