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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우완 에이스' 빅3의 희비쌍곡선

기사입력 2011.05.03 09:13 / 기사수정 2011.05.03 09:13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세월은 돌고 도는 법이다.

2000년대 중반을 주름 잡았던 우완 에이스 3인방 손민한(롯데) 박명환(LG) 배영수(삼성)의 희비가 서서히 엇갈리고 있다. 배영수는 지난 4년의 시련을 뒤로 한 채 올 시즌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어깨 통증을 앓고 있는 손민한과 박명환은 여전히 긴 재활 터널 속에서 사투 중이다.

▲ 조금씩 길이 보인다

2007년 초 팔꿈치 수술 후 2008년 9승을 거두며 조기 회복을 꿈꿨던 배영수는 그러나 2009~2010시즌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2004년 다승왕(17승), 2004~2006년 3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의 위용은 온데 간데 없고 심지어 배팅볼 투수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에는 1승 12패 평균자책점 7.26이란 믿지 못할 성적을 남겼다. 팔꿈치 통증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 사이 손민한은 꾸준한 활약을 선보였고 박명환은 LG로 이적해 FA 대박을 터트렸다.

그러나 작년 포스트시즌서부터 대반전을 일으켰다. 배영수는 직구 구속을 시속 140km 대 중반까지 끌어올렸고 체인지업을 장착하는 등 지난 2년간 무수한 시행 착오 끝 완급 조절이 가능한 투수로 변모했다. 그 결과 올 시즌에는 벌써 3승(1패)을 챙겼고 평균자책점도 3.28로 뚝 떨어졌다. 지난 1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8이닝 2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농락했다. 구위와 기교 모두 살아있었다. 작년 가을 일본 야쿠르트 행 무산 속에 몸과 마음이 오히려 더욱 단단해졌다. 이대로라면 2011년은 배영수 부활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 유력하다. 

▲ 아직은 어둠의 터널



반면 손민한과 박명환의 부활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2005년 18승으로 MVP와 골든글러브 동시 수상에 이어 2008시즌까지 꾸준히 두 자리 승수를 쌓으며 전국구 에이스로 불렸던 손민한은 2009년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시즌 중 복귀해 6승을 따내는 투혼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전열에서 이탈했고 그해 가을 어깨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작년 개점 휴업한 손민한은 올 시즌 시범경기에 등판하며 복귀에 청신호를 켰으나 말 그대로 시범 등판만을 한 채 아직까지 1군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배영수와 박명환이 팔꿈치 수술과 어깨 수술로 악천 고투 중이었던 시기에도 노익장을 과시했으나 현재 손민한은 붕괴된 롯데 선발진을 바라보면서도 아무런 보탬이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박명환은 더 하다. 2002년 14승에 이어 2004년과 2005년 합계 23승에 2년 연속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그는 2006시즌 후 FA 대박을 터트리며 LG로 이적했다. 이적 첫해인 2007년 10승을 띠내며 에이스 역할을 다했으나 딱 거기까지였다. 2008년과 2009년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처참히 무너졌다. 어깨 통증 속에 허벅지 등에서도 말썽을 일으켰다. 2008년 6월 어깨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도 어깨 상태는 말썽이다.

지난 시즌 초반 극적으로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으나 후반기에는 또 다시 통증이 도져 자취를 감췄다. 급기야 지난 시즌 후 FA 계약이 끝나자 LG의 신연봉제도에 따라 올 시즌 연봉이 5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이후 아직 박명환의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박종훈 감독도 올 시즌 LG 선발진이 잘 나가고 있는 만큼 박명환의 성급한 복귀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부상 후 1차 복귀전을 치렀으나 뼈저린 실패를 맛본 뒤 재활 과정을 다시 밟고 있거나 밟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단지 그 과정을 배영수가 좀 더 빠르게 마친 상황. 물론 냉정하게 볼 때 배영수도 아직 완전한 부활에 성공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손민한 박명환은 각각 2009년 2010년 이후 두번째 복귀전을 치르지도 못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희비는 엇갈리고 있다. 배영수의 부활 징조로 왕년 우완 에이스 3인방의 기구한 운명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손민한 배영수 박명환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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