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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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김민재 없지만…日, '유럽파 19명'이 독일 깬 원동력 [카타르 현장]

기사입력 2022.11.24 07:42 / 기사수정 2022.11.24 07:49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정현 기자) 유럽파가 끝이 없다.

일본 축구가 전차군단 독일에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가장 어렵다는 E조에서 살아남을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 대표팀을 4년 넘게 이끈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지만 전포지션에 걸쳐 유럽파가 즐비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승리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은 23일 카타르 도하 칼리파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첫 경기에서 전반 33분 상대 미드필더 일카이 귄도안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30분 도안 리쓰, 후반 38분 아사노 다쿠마의 릴레이골을 묶어 2-1 역전승을 챙겼다.

일본은 승점 3을 챙기면서 24일 코스타리카를 7-0으로 대파한 스페인에 골득실에서 뒤져 E조 2위가 됐다.

전장에서 승리를 하려면 지략도 훌륭해야 하지만 좋은 군사도 반드시 필요하다.



일본 축구는 독일전을 통해 유럽에서 갈고 닦은 수많은 대표급 선수들의 기량과 노하우를 증명했다. 모리야스 감독은 총 26명의 엔트리 중 독일 잉글랜드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스코틀랜드 등 유럽 전역에서 뛰는 선수들 19명을 선발했다.

이어 독일전에서 유럽파의 힘을 증명했다.

골키퍼 곤다 슈이치와 나가토모 유토, 사카이 히로키 등 수비수 두 명을 제외한 8명을 유럽파로 구성해 선발 전원이 독일 잉글랜드 스페인에서 뛰는 독일과 맞서 싸운 것이다.

전반 상대의 공세를 한 골로 적절히 막아내는데 성공한 모리야스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아스널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한 뒤 아껴뒀던 젊은 공격수 4명을 줄줄이 집어넣었다.


미토마 가오루와 아사노, 도안, 미나미노 다쿠미가 그들이다. 선발 대다수는 물론 후보 선수들이 전부 잉글랜드와 독일 프랑스에서 활약 중인 빅리거들이었다.

그리고 이들 4명이 두 골을 합작하며 유럽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짦은 시간 마음껏 선보였다.



미토마의 패스를 미나미노가 슛으로 연결, 상대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가 쳐내가 도안이 왼발로 바로 밀어넣어 1-1 동점을 만들었다.

아사노는 후방 긴 패스를 부드럽게 트래핑한 뒤 사각에서 대담하게 오른발 슛을 쏴 노이어를 무너트리고 역전 드라마를 일궈냈다.

비록 손흥민과 김민재처럼 유럽에서 엄청난 활약상을 펼치는 톱클래스 선수들은 없었지만 20명에 가까운 유럽파가 조화를 이루며 독일의 파상공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때를 기다린 끝에 뒤집기 승리를 따낸 것이다.

칼리파 국제경기장에 모인 5000여명의 일본 응원단이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는 순간이었다.



이날 승리로 일본은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2회 연속 16강행에 오를 청신호를 밝혔다.

J리그의 흥행과 유소년 육성 등 탄탄한 기반도 한 몫했지만 대표급 선수들이 뚜렷한 동기부여를 갖고 유럽으로 향한 것이 큰 무대에서 결실로 이어진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끝없이 쏟아져나오는 유럽파가 거함을 격침시킨 원동력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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