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우리가 야구를 잘해야 '이렇게 현장에 많이 찾아와 주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년에는 꼭 달라질 테니,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2022년은 두산 베어스에게 아픈 한 해였다. 60승2무82패 성적을 거두며 창단 첫 9위와 단일 시즌 최다패라는 치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두산은 지난 2014년 이후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며 탄탄하게 왕조를 세웠다. 하지만 올해 가을 야구에 초대받지 못하며 충격적인 왕조의 몰락을 겪었다.
왕조 재건을 위한 변화가 시급했다. 두산은 지난달 8시즌 동안 팀을 이끈 김태형 감독과 결별했고, 이승엽 신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두산은 이승엽 감독과 함께 새판짜기에 돌입헀다. 최근 이승엽 감독은 마무리캠프를 지휘하며 선수들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고, 두산은 발 빠르게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 야수 호세 로하스와 계약을 성사했다.
지난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허경민은 이승엽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된 것에 대해 "좋다. 농담도 잘해 주시고 우리와 같이 현장에서 훈련을 한느 기분을 받았다. 나도 (훈련을) 두 턴 밖에 하지 않았지만, 너무 좋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대스타를 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허경민은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마무리캠프에서 훈련을 소화했다. 취재진이 배경을 묻자 허경민은 "그렇게 됐다(웃음). 마지막으로 마무리캠프를 했던 게 2013년 아니면 2017년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 기분이 조금 들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각오라고 할 수 있다. 정말 내년 시즌에 잘하고 싶어서 훈련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며 내가 많이 바뀌었다고 느꼈다. 밤에 잠이 잘 오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웃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며 미소를 보였다.
앞서 마무리캠프를 되돌아본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서 말리고 싶을 정도였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허경민은 "정말 좋아진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두산의 미래가 정말 밝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아야겠다고 느꼈다. 경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진 않는데 우리가 같은 팀의 일원으로서 두산이 강해질 수 있게 같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날 야구장에는 두산과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 야구'의 최강 몬스터즈가 연습 경기를 치렀고, 3년 만에 '곰들의 모임' 이벤트가 개최됐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2만2000석 전석이 매진됐다. 겨울에도 팬들이 오롯이 야구를 즐길 수 있었던 특별한 이벤트였다.
만원 관중이 들어찬 야구장을 본 허경민은 감회가 남달랐다. "우리가 야구를 잘해야 '이렇게 현장에 많이 찾아와 주시겠구나'라는 생각을 들었다. 내년에는 꼭 달라질 테니까, 야구장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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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