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2012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은 하주석은 올해로 10년 차다. 매번 자랑스러울 순 없었어도 하주석은 분명 한화 팬들이 생각하는 팀을 대표하는 선수였고, 가장 아끼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그 믿음과 기대가 처참히 무너졌다.
한화 구단은 20일 저녁 하주석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알렸다. 하주석은 지난 19일 새벽 5시 50분경 대전 동구 모처에서 음주 단속에 적발됐고, 혈중 알코올 농도 0.078%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실관계를 파악한 구단은 20일 오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이를 보고했다. 음주운전,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는 범법이다.
한화는 올 시즌에도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다른 팀들이 가을야구를 치를 때 마무리 훈련을 시작했다. 올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준비하는 기간, 이 마무리 훈련 종료를 며칠 남겨두지 않고 하주석은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신인들까지 참가한 이 이 훈련을 끝내면서 희망적인 단어가 아닌 징계, 처분 따위의 단어들을 운운하게 됐다.
하주석은 시즌 중에도 논란의 중심에 선 적이 있다. 6월 16일 대전 롯데전에서 심판의 볼 판정에 항의를 하다 퇴장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배트와 헬멧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위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이미 다큐멘터리를 통해 비슷한 행동을 했던 사실이 알려졌던 하주석이었다. 한화는 하주석의 1군 엔트리 말소를 결정했다.
KBO 상벌위원회는 하주석에게 10경기 출장정지, 제재금 300만원,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40시간 징계를 내렸다. 이후 출장정지 징계가 끝난 하주석은 7월 6일 1군으로 복귀했고, 곧바로 선발로 경기에 나섰다. 하주석은 이날 첫 타석에 들어서기 전 3루와 1루, 백네트 쪽 팬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작년 임시 주장을 맡았다 올 시즌 정식으로 주장 완장을 찼던 하주석이라 팬들의 배신감은 더 크다. 반성과 참회를 말했던 게 불과 5개월이 채 안 됐는데, 또 한 번, 더 큰 실망을 안겼다. 심지어 앞선 징계로 봉사활동이 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대전의 한 고깃집, 건배사로 "하주석의 부활을 위하여"를 외치는 팬들을 하주석 본인이 직접 목격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성적이 나빠도, 행동이 실망스러워도 그만큼 애정을 받는 선수였다. 언젠가는 잘해줄 거라는 기대와 믿음. 아무나 얻을 수 없는 그 10년의 믿음을, 하주석은 어리석게도 스스로 걷어차고 말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