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원민순 기자) 허재가 점퍼스 농구단의 첫 승에도 선수들에게 잔소리만 했다.
20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허재가 점퍼스 농구단의 첫 정규리그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허재는 KBL 정규리그 개막식을 앞두고 김빈스 팀장과 함께 개막식 선언문 낭독 연습을 했다. 허재는 지난번 이금희 아나운서의 스피치 강습 덕분인지 이전보다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허재는 실제 개막식에서도 캐롯을 캐롤로 발음한 것 말고는 무난하게 낭독을 해냈다.
점퍼스 농구단의 첫 상대는 원주 프로미였다. 관중석에 앉은 허재는 1쿼터 직전 잔뜩 긴장한 얼굴을 보였다. 허재는 구단주로서의 정규리그 첫 경기에 대해 "많이 긴장되더라. 첫 경기인데 홈에서 지게 되면 팬분들이 실망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 때문에 많이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허재의 걱정과 달리 점퍼스 농구단은 초반부터 좋은 기세를 보여줬다. 기분이 좋아진 허재는 "지금 뛰는 선수들이 작년까지 다 후보선수였다. 김승기 감독이 다 만들어놓은 거다"라고 깨알 자랑을 했다.
점퍼스 농구단은 압도적인 점수차로 1, 2쿼터를 마치며 전반 종료 후 좋은 분위기를 가져갔다. 김승기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금처럼만 해주면 아무 문제 없다"고 격려를 해줬다.
허재는 두 아들을 데리고 농구장을 찾은 김병현에게 인사를 하러 갔다. 김병현은 점퍼스 농구단이 너무 잘한다고 얘기했다. 허재는 "오늘 애들이 수비를 잘하네"라고 말하며 흐뭇해 했다. 김병현은 농구장에 아이들을 자주 데리고 와서 시즌 티켓을 끊어야겠다고 했다. 이에 허재는 "넌 그냥 와도 된다"며 여유로운 미소를 보였다.
점퍼스 농구단은 3쿼터에 들어서자 빠른 공격으로 인한 실책을 반복하며 위기를 맞았다. 김승기 감독이 시간을 끌고 슈팅할 것을 강조했지만 선수들이 한 번의 패스로 슛을 시도하면서 위기 상황이 계속됐다.
허재는 "정신줄 놨다. 1, 2쿼터 때랑 달라. 점수 좁혀지면 안 좋다"고 했다. 김승기 감독은 작전 타임을 불러 빠른 공격 속도를 지적, 점수 차가 7점으로 좁혀지자 가드 한호빈을 투입해 경기를 반전시켰다. 결국 점퍼스 농구단은 첫 정규리그 승리를 확정지었다.
허재는 선수들을 찾아가 "전반전에 점수 차 몇 점이었냐. 잘못된 거다. 3쿼터 초반에 끝냈어야 한다. 이건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 정신 차려라"라고 얘기해주고 돌아섰다. 첫 승임에도 칭찬 한마디 없이 나간 것. 허재는 "이겼을 때 칭찬 잘 안 한다. 다음 경기를 위해서 졌을 때 체력보강 위해서 고기 먹일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사진=KBS 방송화면
원민순 기자 wo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