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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대투수 보며 'MVP' 꿈꿨던 천재, 당당히 최고가 됐다 [KBO 시상식]

기사입력 2022.11.17 20:30

박윤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소공동, 박윤서 기자) "양현종 선배님이 받으시는 걸 보고 언젠가는 나도 MVP 트로피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은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의 날이었다. 이정후는 유효 투표수 107표 중 104표를 획득, 압도적인 득표율을 올리며 데뷔 6년 만에 MVP를 수상했다.

이번 시즌 이정후는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장타율 0.575 출루율 0.421을 기록, 예상을 뒤엎고 팀을 정규 시즌 3위에 올려놓았다. 이견이 없는 MVP 수상이었다. 이정후는 MVP를 비롯해 타율, 안타, 타점, 장타율, 출루율상도 수상하며 무려 트로피 6개를 쓸어 담았다.

시상식이 종료된 후 이정후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상을 받으니 실감 나고 신인왕을 받았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그냥 뭣도 모르고 신인왕을 받으러 왔었는데, 당시 양현종 선배님이 MVP를 받으셨다. 선배님이 받으시는 걸 보고 언젠가는 나도 MVP 트로피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다. 그냥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짧은 시간내에 MVP를 탈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이정후는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에 밀리며 MVP를 놓쳤다. 이정후는 "작년에 MVP 2위를 했을 때 '이제 조금만 더 잘하면 진짜 받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이런 동기부여로 인해 잘 된 것 같다. 내년에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겨울 동안 준비 잘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꿈에 그리던 생애 첫 MVP. 이정후에게 어떤 의미일까. "아버지를 뛰어넘으려고 야구를 한 건 아니지만, 빨리 이름을 지우고 싶었다. MVP를 타고 해외 진출을 하면 아버지 이름을 지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했다. 아버지 이름을 지우고 정말 내 이름으로 다시 한번 내 야구 인생을 걸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의미가 있다."

6년 전 '대투수' 양현종을 보며 MVP를 꿈꿨던 이정후는 당당히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이제 이정후는 후배들이 우러러보는 롤모델이다. 그는 "프로 무대는 정말 안주하는 순간 끝이다. 나는 6년을 했는데,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늘 기분은 오늘로 끝내야 한다. 내가 MVP라는 생각을 다음 시즌까지 가져가지 않는다"면서 "올해 잘해도 내년에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내년 시즌에 조금만 못해도 치고 나오는 다른 선수들이 있다. 올해 잘해도 빨리 리셋을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계속해서 이정후는 후배들에게 "잘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시즌은 긴데 짧은 기간에 잘한다고 조금씩 변하는 선수들이 있을 수 있다. 항상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자기가 원하는 목표와 꿈을 이룰 수 있다"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소공동, 박지영 기자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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