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1.25 01:05 / 기사수정 2005.01.25 01:05
LG배 사냥에 나선 이창호, 조한승 동반 좌절…
중국의 위빈과 일본의 장쉬, 결승전 올라
1월 24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 9회 LG배 준결승에서 이창호 9단과 조한승 8단이 중국의 위빈 9단과 일본의 장쉬 9단에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다.
이번 준결승은 이창호 : 위빈(중국), 조한승 : 장쉬(일본)의 대결로 뜨거웠다. 특히 그동안 4강까지 주던 시드를 10회부터 우승, 준우승만 포함되는 등 한국 기사가 너무 많이 올라가는 탓에 대회 규정이 대폭 개편되어 더욱 치열해졌다. 결승전은 단판승부로 치뤄졌다.
이번 대회의 4강전에는 3년동안 한국의 독주무대가 깨지고 한국 2, 중국 1, 일본 1명이 올랐다. 나란히 한국 기사가 결승전에서 만날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외국 기사 두명이 결승전에 오를 수 있는 아슬아슬한 대국이었다.
이창호와 위빈의 전적은 11승 1패로 이창호가 압도했지만 요즘 이 9단이 부진을 보여 쉽게 승부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올 초에 있었던 국수전 도전 1국과 중환배 준결승전 모두 패했고 작년부터 떠돌던 슬럼프니 권태기니 하는 설들이 떠돌아, 아예 이번 기회에 슬럼프 논란을 말끔히 벗어던지는 호기를 맞길 기대하기도 했다.
이창호는 LG배 8회 동안 4번의 우승과 한 번의 준우승을 차지해 인연이 많은 기전이지만 위빈 또한 LG배와 인연이 깊다. 세계대회 우승을 제4회 때 맛보았다. 상대는 유창혁 9단이었다. 조한승은 이번까지 3회연속 LG배 4강 진출해 유독 LG배에 강함을 보였지만 준결승에 머물러야 했던 본인에게는 아쉬웠을 터. 최근 다소 부진함을 보인 이창호, 그리고 준결승에만 3번 째 오른 조한승 모두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였다.
한국 기사들은 모두 백번으로 출발했다. 초반은 매우 좋았다. 처음부터 준비해 둔 것처럼 망설임이 없었다. 상변 처리부터 좌하귀 일대까지 점령, 이미 점심 시간을 넘긴 직후 해설을 맡은 서봉수 9단은 백이 유리하다고 평가를 내렸고 긍정적인 흐름은 중반까지 계속 이어졌다. 워낙 실리를 쭈욱 빨아 땡겨서 중국에서 ‘반상의 세탁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위빈이 초반부터 위기를 맞은 덕이었다. 이때까지 아무도 이창호 9단이 눈물겨운 후퇴를 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창호 9단이 최근에 역전패를 많이 당했지만 오늘도 지면 슬럼프라는 말이 결코 빈 말이 될 수 없는 상황. 이 9단은 중반에 접어들며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곳에서 무리하게 잡으러 가다가 그만 수를 내주었다. 위빈 9단은 113의 승부수를 띄우고 126의 최후 패착을 놓아 역전승을 이뤄내고야 말았다. 이 9단의 역전의 불씨가 살아나길 바랬지만 위빈 9단은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싸울 것이냐, 세탁기라는 별명에 맞게 챙길 것이냐를 놓고 국면을 묘하게 흔들었다. 결국 역전의 불씨는 위빈에게 주어졌고 이창호 9단은 드라마틱한 역전을 내주며 안타깝게 결승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201수 끝, 흑불계승.
LG배에서 한국 기사가 오른적이 없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결국 제 9회 LG배는 한국의 안방에서 중국의 위빈 9단과 일본의 장쉬 9단의 대결을 치루게 된다. 결승은 5번기로 치뤄지며 오는 3월 28일과 30일에 있을 예정이다. 우승상금은 2억 5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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