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전여빈이 '글리치'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 중국 배우 양조위를 만나며 연기에 대한 의지를 다시 다졌던 사연을 털어놓았다.
전여빈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글리치'(감독 노덕)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글리치'는 외계인이 보이는 지효(전여빈 분)와 외계인을 추적해온 보라(나나)가 흔적 없이 사라진 지효 남자친구의 행방을 쫓으며 미확인 미스터리의 실체에 다가서게 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컴퓨터 용어 중 하나인 '글리치'는 버그가 생기고 오류가 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글리치' 속에서는 지효가 겪는 순간 중 컴퓨터 화면이 깨지고 이상한 영상이 랜덤으로 송출되는 현상 등이 나타난다.
'글리치'에서 전여빈은 외계인이 보이는 홍지효 역을 연기했다. 가장 평범하고 평안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이었던 지효는 가끔 보이는 외계인을 애써 부정하며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하루아침에 증발한 남자친구를 찾아 모험을 감행하게 되며 자신을 둘러싼 미스터리와 봉인돼 있던 기억을 마주하게 된다.
'글리치'를 통해 나나와 함께 호흡한 전여빈은 "보라와 함께 떠나는 버디물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다. 매 화 이야기를 받아들이면서 어떤 상황을 맞닥뜨리게 될 지 모르니까 두렵고 떨리는 느낌도 있었고, 정말 지효처럼 알 수 없는 모험을 하는 것 같았다. 그것들을 흡수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달려나갔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글리치'가 지난 5일 개막해 진행 중인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되며 전여빈은 작품으로, 또 개막식 사회자로도 영화제를 찾아 다양한 활약을 펼쳤다.
전여빈은 "지난 해 '온 스크린' 섹션이 새로 생기고, 저도 넷플릭스 작품에 출연을 하게 돼서 작품으로 또 부산에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글리치'가 초청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정말 기뻤었다"고 미소를 보이며 "정말 쾌재를 부르며 잘 다녀왔다"고 다시 웃었다.
이어 "'죄 많은 소녀'로 부산에 왔을 때는 관객들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관객 분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잘 살펴볼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조금 더 관객 분들 얼굴이 눈에 들어오더라"고 떠올렸다.
또 "제가 7년 전에 문소리 선배님과 단편 영화로 처음 부산을 찾았던 때도 생각났다. 그 때 저희를 안내해주셨던 프로그래머님이 올해도 그대로 계시고 또 챙겨주셔서, 이전의 모든 장면들이 다시 지나가더라. 앞으로도 더 잘 걸어나가고 싶다는 마음을 잡게 하는 계기였다"고 얘기했다.
매끄러운 진행으로 개막식 사회를 마무리한 전여빈은 "사회를 본다는 것이 떨리는 일 아닌가. 용기를 내서 잘해보고 싶었고, 연습도 많이 했다. 외적인 모습도 엣지는 있지만 조금 점잖아보이고 싶은 마음이었다.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헤어 실장님이 잘 꾸며주셨다"고 미소를 보였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게스트 중 가장 많은 화제를 모았던 양조위와는 개막식 후 함께 저녁 식사 자리도 가졌다.
양조위를 '양 선배님'이라고 재치 있게 표현한 전여빈은 "(한)예리 언니, (류)준열 오빠와 같이 있었는데, 저희 모두 팬심을 숨기지 않고 마구마구 드러냈다"고 웃으면서 "유가령 배우자님과 함께 슈트 차림으로 오셨더라. 저는 저녁 자리니까 조금 편하게 환복을 해야 하는 줄 알고 갔는데, 슈트 차림으로 온 양조위 선배님을 보고 '어머, 드레스 괜히 벗었다'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첫인상은, 눈빛이 너무 기억에 남았다. 눈빛이 정말 너무 선하고, 그 안에 너무 많은 우수를 담고 있는데 한없이 따뜻하게 웃어주시더라. 선배님이 '한국 영화가 너무 좋은 시기를 맞이한 것 같다. 그 시기를 놓치지 않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았다"고 전했다.
"제가 '질문 있다'고 하고 손을 번쩍 들었다"며 말을 이은 전여빈은 "'어떤 마음으로 연기를 하시냐'고 물었더니 '나는 굉장히 행운아였다'라고 하시더라. 무엇보다 '내 마음을 따르려고 한다'고 말하시면서 'Follow your Heart'라고 해주셨는데, 저도 지금 제 연기 생활에 있어 어떤 중요한 순간에 와 있다고 생각했던 때라 제가 무엇에 끌리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용기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양조위와의 만남에서 얻은 의미를 짚었다.
앞서 유가령은 자신의 SNS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함께 한 전여빈과 양조위의 투샷 등 다양한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전여빈은 "양 선배님과 같이 셀카를 찍고 싶었는데 무례해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포토그래퍼 분이 와서 사진을 멋지게 찍어주셨고, 공개된 사진을 보니 휴대전화 셀카로 찍은 것보다 훨씬 더 잘 나온 것 같더라. 그리고 유가령 배우님이 또 SNS에도 올려주셨다. 2~3시간의 저녁 시간이었는데 악수도 하고 정말 좋았다. 저에게는 역사가 된 순간과도 같아서 너무 자랑하고 싶기도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2015년 영화 '간신'으로 데뷔 이후 영화 '죄 많은 소녀'(2017), '해치지 않아'(2020), '낙원의 밤'(2021)을 비롯해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 '빈센조' (2021)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개성 있는 연기로 대중과 소통하며 발걸음을 넓혀가고 있는 전여빈은 '글리치'에 이어 넷플릭스 새 드라마 '너의 시간 속으로'를 촬영하며 쉼 없는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여빈은 "저에게는 연기를 하는 매순간이 중요한 기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한 작품 한 작품이 너무 소중하고, 다시 또 정신을 차리고 걸어야 되는 시작점처럼 느껴졌는데 양조위 배우를 만나면서 그 기점이라는 것은 늘 지속되는 것이구나 알 수 있었다. '이 순간에 충실하되 배우는 길게 인생을 봐야 한다'고 말해주신 것을 생각하며 지금도 내년도,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걸어가려고 한다"면서 담담하게 의지를 전했다.
'글리치'는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중이다.
사진 = 넷플릭스, 유가령 소셜미디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