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메이저리그 ‘최초 대 최초’. MVP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 경쟁이 뜨겁다. 유력 후보는 2명. 62호 홈런을 때려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10승과 30홈런을 동시에 기록한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2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MVP의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갑론을박이 뜨겁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우선 애런 저지는 지난 5일(한국시간) 시즌 62호포를 쏘아 올리며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1961년 로저 매리스 이후 61년 만에 61홈런 고지를 밟은 저지는 이날 홈런 한 개를 더 추가하면서 신기록을 세웠다.
AL에 국한된 신기록이지만, 의미는 그 이상이다. 내셔널리그까지 범위를 넓히면 저지보다 더 많은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세 명이나 있지만, 모두 금지 약물 복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를 감안한다면 ‘청정 타자’ 저지의 홈런 신기록은 AL를 넘어 메이저리그 전체에도 의미 있는 기록이 된다. 저지의 62호포가 고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울러 저지는 홈런 외에도 여러 주요 타격 지표에서 최상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저지는 홈런(62개)과 타점(131점), 득점(133점), 볼넷(111개) 출루율(0.425), 장타율(0.686), OPS(1.111)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타율(0.311, 2위) 때문에 트리플크라운에는 실패했지만 MVP 유력 후보로 손색이 없을 정도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 오타니가 쌓아 올린 업적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투타 겸업’에 나선 오타니는 올해 메이저리그 최초로 규정이닝(162이닝)-규정타석(502타석)을 모두 채우며 진정한 ‘이도류’로 거듭났다. 아울러 지난 여름엔 메이저리그 최초로 10승과 30홈런을 모두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올리면서 빅리그에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승리와 홈런 기록에도 나와있듯이, 오타니의 투수 및 타격 세부 지표도 뛰어나다. 오타니는 투수로서 28경기에 나서 15승9패 평균자책점(ERA) 2.33을 기록하는 한편, 타자로서 타율 0.273(586타수 160안타), 34홈런, 95타점, 11도루, OPS 0.875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기록 순위도 ERA 4위, 다승 4위, 삼진 3위(219개), 홈런 4위, 타점 7위 OPS 6위 등 투타에서 모두 상위권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기록으로 리그를 빛냈다.
굵직한 업적을 남긴 두 선수 중 MVP의 영예는 누구에게 돌아갈까. 이에 대해 갑론을박도 뜨겁다. 현지에선 62호 홈런이라는 역사적인 활약에 각종 타격 지표 최상위에 있는 저지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오타니의 기록은 투타 모두에서 두각을 드러낸 기록이자 ‘메이저리그에서 아무도 하지 못했던 기록’이라며 그에게 MVP를 줘야 한다는 의견으로도 분분하다. 하지만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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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