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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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엔진' 박지성, 올림픽 출전은 무리

기사입력 2007.11.23 18:18 / 기사수정 2007.11.23 18:18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근시안적인 대표팀 선수 운영, 또 다시 벌어지나?'

어렵게 베이징행을 확정지은 올림픽 대표팀이 본선 대비에 돌입하면서 축구계의 시선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박지성(26)에게 쏠리고 있다.

박지성은 지난 9월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회장을 방문할 때 "기회만 되면 기분 좋게 올림픽에 뛰고 싶다"고 정회장의 올림픽 본선 출전 제안을 승낙했다. 이에 박성화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당시 인터뷰에서 "박지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지난 21일 바레인전 종료 후 "박지성 같은 선수가 대표팀에 있어야 한다"고 박지성을 와일드카드로 발탁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지성의 올림픽 와일드카드 출전이 수면으로 떠오른 것은 그가 한국축구의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가 올림픽에 출전하여 한국의 메달 입상을 이끄는 것은 국위선양은 물론 그의 이미지에 큰 의미가 될 것임엔 틀림없다. 베이징 올림픽이 내년 여름에 열린다는 점에서 그의 차출이 성사될지 의문이나 벌써 '뻥축구'로 비난받는 올림픽대표팀을 구할 해결사로 떠올라 차출 여부가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박성화 감독과 대한축구협회는 반드시 맨유의 의견을 수용해야 박지성의 차출을 허락받을 수 있다. 만약 박지성을 무리하게 차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경우 맨유와의 불편한 관계에 놓일 가능성이 커 자칫 박지성의 팀 내 입지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아무리 박지성이 올림픽 출전을 간절히 원하더라도 그가 무리한 출전으로 인한 잦은 부상에 시달렸음을 인지한 맨유는 그의 차출을 거절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가브리엘 에인세(현 레알 마드리드)와의 갈등이 시작된 원인이 그가 맨유에 입단한 지 한 달 만에 아테네 올림픽에 출전한 것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박지성의 차출은 에인세와는 차원이 다르겠지만 무릎 부상으로 인한 장기 공백의 후유증을 단시간에 극복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퍼거슨 감독이 그의 올림픽 출전을 충분히 반대할 소지가 된다.

이르면 다음달 복싱 데이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는 박지성이 예전처럼 맨유의 '신형엔진' 다운 활약을 펼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부상 회복과 경기 감각을 되찾는 것이 그의 중요한 임무일 뿐 부상에서 완벽하게 회복되기 전까지는 무리한 차출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최근 올림픽대표팀의 경기 내용이 좋지 않더라도 부상으로 오랫동안 팀 스쿼드를 비운 박지성을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지적이다.

박지성이 올림픽에 출전하더라도 그는 올림픽과 소속팀 경기 일정을 모두 소화해야 하는 과도한 스케줄에 시달려야만 한다. 그는 '3개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로 불리는 선수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는 점에서 예전의 감각을 되찾기 위해 맨유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줘야 한다. 이동국의 프리미어리그 고전 주 원인이 부상 공백으로 인한 후유증 극복 실패라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박성화호를 구할 해결사는 박지성만이 아니다. 빼어난 기량을 갖추었음에도 군 면제 혜택을 못 받은 선수는 여럿 있다. 한 명의 선수를 앞세워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 올리겠다는 근시안적인 대표팀 운영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사진=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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