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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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이승호 앞에서, '작은' 이승호 뒤에서 SK 승리 이끌다

기사입력 2011.04.21 22:33 / 기사수정 2011.04.21 22:33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장면이 두 번이나 연출됐다. 트레이드나 FA 보상 선수를 이유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선수들이 하루 간격으로 선발 투수로 등판했고 나란히 승리투수가 됐다.

20일 경기에서는 LG의 박현준이 웃었다. 박현준은 5와 1/3이닝 동안 SK 타선에 4실점했지만 타선의 도움에 힘입어 시즌 3승째를 신고했다. 자신을 트레이드한 친정팀에 비수를 꽃은 셈이다. 그런데 LG의 미소는 오래가지 않았다. 바로 다음날 경기에서 등번호 37번을 달고 있는 ‘형님 이승호’가 옛 동료들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이승호는 21일 LG와 경기에서 6과 1/3이닝 동안 1피안타 3볼넷(1실점)만을 내주는 역투 속에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선발승으로는 그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2007년 7월 13일 이후 무려 1378일 만의 일이다. 전날 박현준이 SK를 상대로 그랬던 것처럼 이승호 역시 ‘친청팀’에 비수를 꽃은 셈이 됐다. 

이승호는 지난 2009년 FA 이진영의 보상 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팔꿈치 부상으로 2004년 이후 더 이상 에이스다운 위용을 떨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비록 이번 선발 등판에서도 빠른 볼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대에 머물며 팔꿈치 부상을 완벽하게 떨쳐내지 못한 내용을 보였지만 절묘한 두뇌 피칭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뒤를 이어 또 다른 동명 이인인 ‘작은 이승호(등번호 20번)’가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는 사실이다. 그 역시 1이닝 동안 LG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형님’의 선발승을 도왔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지난 2004년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동명이인 선발대결’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동료’로 만나 팀 승리를 합작하는 ‘필승조’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승호의 호투는 김광현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던 김성근 감독의 마음을 속 시원히 해결해주는 ‘청량제’ 역할을 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은 그가 LG시절 빛을 보기 시작한 게 김성근 감독의 조련을 받은 2002년 이후라는 사실이다.

[사진=이승호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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