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9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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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은 기성용, 미니홈피에 남긴 답답한 심정

기사입력 2007.11.20 20:57 / 기사수정 2007.11.20 20:57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90분 동한 별 다른 소득 없이 0-0 무승부로 끝난 우즈베키스탄과의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 이날 한국의 공격은 답답 그 자체였으며 상대팀 선수를 뒤흔들며 동료 선수들과 유기적인 공격을 전개하는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졸전이었다.

TV로 경기를 지켜 본 축구팬 일부는 한국이 매끄럽지 못한 경기 내용으로 일관하자 각 포털 사이트와 유명 인터넷 축구사이트에 대표팀 선수들을 질타하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 날 경기에서 풀타임 출전했던 한 선수의 미니홈피는 축구팬들을 자극하는 멘트가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기성용,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 뛰던지~'

지난 9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설로 주목 받았던 기성용(18, 서울)은 19일 자신의 인터넷 미니홈피를 통해 거침없는(?) 표현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자기소개 히스토리에 '답답하면 너희들이 가서 뛰던지~'라는 멘트를 남긴 것. '너네가 한번 가서 뛰어보지 그래?'라는 멘트를 시작으로 2번의 수정을 거쳐 축구팬들을 향한 도발적인 표현을 쓰며 자신의 개인공간을 찾은 팬들의 분노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기성용의 미니홈피 멘트는 '사커월드'와 '디씨인사이드'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고 현재 기성용 홈피의 일부 내용은 바뀐 상태. 한 팬은 "너희들 경기 하는거 보니까 답답해서 진짜 내가 뛰고 싶다"는 얌전한 반응을 보이기고 했지만 다른 한 팬은"기성용을 띄어줬더니 기고만장하다. 그동안 기성용 보면서 내심 흐뭇했는데 프로근성이 전혀 없다"고 실망스러워 했다. 그러나 "기성용은 아직 어리다.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길 바랄 뿐이다"며 그를 응원하는 팬 역시 있었다.

기성용과 같이 미니홈피를 통해 경기 뒤 자신의 개인심사를 밝힌 선수는 또 있었다. 서울 공격수 심우연 미니홈피 역시 경남전 패배 뒤에는 승리하는 경남팬들을 향해 자신의 미니홈피 제목을  '마치 월드컵 1승이라도 했네'라며 빈정대며 "너네가 아무리 우리를 이기고 설사 K리그 우승을 해도 너넨 경남이야"라며 일반 축구팬들의 분노까지 불러 일으켰던 적이 있다.





엄격한 잣대는 금물, 기성용은 아직 어리다

분명 기성용의 태도는 잘못됐다. 미니홈피가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점을 떠나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었다는 점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공인으로서 논란의 소지를 일으키는 메세지를 남긴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게다가 최근 선수들의 안이한 정신자세가 패배의 중요한 이유로 언론의 도마위에 오를 정도로 팬들의 기대와 달리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욕구가 부족하다는 게 중론인 상황에 터진 일이어 실망감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기성용은 아직도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며 성장해야 할 18세의 젊은 선수이자 개성이 강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굴곡을 겪으며 성장해야 할 나이지만 그를 향한 애정과 잘못된 일은 확실하게 구분되어야 할 것이며 그가 아직 법적으로 미성년자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도 높은 비난과 욕설, 비판보다는 그를 다독일 때라는 점에서 개인공간을 찾아가 비판했던 팬들의 행동 역시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무엇보다 한 팀의 경기력이 답답하다거나 선수가 경기 도중 실수를 했다 해서 그 선수에게 가해지는 욕설과 비방 그리고 비판이 모두 정당화 될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순간 가장 힘든 사람은 다름 아닌 경기장 안에서 뛰었던 선수이기 때문. 게다가18세인 그에게 완벽한 프로 근성과 사명감 넘치는 태극 정신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지 모른다.

기성용의 태도를 옹호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어리고 한참 성장중인 선수라인 만큼 기성용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자신의 감정을 보다 잘 추스릴 수 있는  한층 더 성장된 모습을 보이길 바란다.

[사진=기성용,심우연의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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