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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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칼럼] 박찬호의 친정팀 귀환.

기사입력 2007.11.10 02:53 / 기사수정 2007.11.10 02:5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박찬호(34)가 7년 만에 LA 다저스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여러 팀들을 전전하며 다저스 시절보다 못한 모습을 보여준 박찬호를 생각하면 그가 다시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는 모습이 반가울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박찬호가 한국인으로선 첫 번째로 빅리그 선발투수가 되기 이전의 메이저리그는 한국 야구팬들에겐 그리 친숙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찬호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최고의 리그에서 승승장구하며 1승을 추가할 때마다 보낸 한국인의 환호는 정말 뜨거웠습니다.

또한, 박찬호의 존재로 인해 LA 다저스는 한국 야구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팀이 되었습니다. 박찬호의 팬들은 늘 박찬호가 속한 다저스가 승리하길 기원하며 포스트시즌에도 진출하길 원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박찬호가 14승을 거둔 97년부터 메이저리그는 한국 야구팬들에게 친숙해 졌으며 이제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한국야구 소식과 더불어 늘 관심거리의 대상이 되는 리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단 박찬호가 다시 다저스로 복귀한 것은 메이저리그 야구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도 되지만 무엇보다 박찬호 자신에게 있어서도 더없이 좋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박찬호는 다저스 구단과 한 시즌이 보장된 계약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초청선수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것입니다. 최근 여러 팀을 전전하며 마땅한 안식처를 찾지 못하던 박찬호에겐 최상의 선택은 아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그가 원하는 곳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LA는 박찬호의 가족이 거주하는 곳이고 지인들이 많은 곳이라 정신적으로 이보다 편한 곳은 박찬호에겐 없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박찬호라는 이름을 알린 다저스 시절만큼 행복했던 시절은 없었을 것입니다. 비록 다저스를 떠날 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고 5년 간 총액 7000만 달러(한화 약 635억 원)의 선물을 받고 텍사스 레인저스에 둥지를 틀었습니다만 다저스는 박찬호의 야구 인생에 '제 2의 고향'과도 같은 곳이었습니다.

메이저리그의 내노라하는 스타 투수 대열에 올라선 박찬호. 그러나 그때부터 박찬호의 하락세는 서서히 진행되었습니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은 늘 박찬호의 발목을 붙잡았고 이로 인해 구위 저하가 나타났습니다. 직구 구위 하락으로 인해 주무기로 평가받는 커브의 위력도 사라지고 있었죠. 박찬호 자신의 처절한 재기를 위한 몸부림도 끝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텍사스 이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뉴욕 메츠, 그리고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치면서 결코 다저스 시절의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 박찬호는 결국 친정 팀 다저스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자신이 다저스에 직접 노크해 초청선수로 들어온 것은 그에게 굴욕과도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박찬호는 그러한 것에 연연하지 않고 다시 다저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우선적으로 가족을 먼저 생각한 본인의 선택도 중요하겠지만 자신이 영광을 누렸던 그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재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타군단' 뉴욕 양키스를 이끌었던 조 토레 감독이 새로 부임한 현재의 다저스는 박찬호가 자리 잡기 수월한 상황은 아닙니다. 우선적으로 현재 다저스 선발진은 나름대로 자리가 잡혀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박찬호의 여부에 따라 중간계투나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도 박찬호는 자신이 선발로 뛰기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다저스의 선발진은 에이스인 브래드 페니(28)와 데릭 로(34), 그리고 2007' 시즌 기대에 못 미친 후 '권토중래'를 꿈꾸는 제이슨 슈미트(34) 등이 버티고 있습니다. 여기에 200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21승을 거둔 전력의 에스테반 로아이자(35)가 있습니다.

게다가 다저스는 유망주들이 넘쳐나는 팀입니다. 시즌 도중 혜성처럼 누군가가 마운드에 올라가서 지속적인 호투를 보여준다면 예상치 못한 히든카드로 선발진이 구성될 수 있습니다.

또한, 메이저리그의 자리를 구체적으로 제시받지 못한 초청선수 자격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스프링캠프의 활약으로 아마 박찬호가 2008시즌을 메이저에서 시작할지 마이너에서 시작할지, 아니면 다른 구단을 다시 모색해야 할 지도 결정될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가졌다가 모든 것을 잃은 선수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종종 봐왔습니다. 로아이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쫓겨난 후 초청선수로 화이트삭스로 향했다가 21승을 거두며 에이스가 되었지 않습니까. 이제 자신이 미국무대를 밟았던 친정팀에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박찬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대만에서 벌어지는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참가 중인 박찬호는 선동열(삼성 라이온스 감독, 현 국가대표 투수코치)코치로부터 중심축을 잡지 못한 투구 폼을 다시 교정 받으며 제 구위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찬호의 의지대로 그가 다저스에서 두 번째의 전성기를 보낼지가 궁금해집니다. 과연 새로 부임한 조 토레 감독이 박찬호를 메이저리그 선수로 기용할 지의 여부는 오는 2008' 스프링캠프에서 결정될 것입니다.

<사진=MLB.COM>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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