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GS칼텍스의 KOVO컵 2연패. 하지만 이는 2연패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주전 선수들이 국가대표 발탁 혹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젊은 선수들로 들어 올린 우승 트로피였기 때문.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와 최은지,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 모마, 세터 안혜진, 리베로 한다혜 등이 빠진 상황에서도 20대 초반 선수들로 팀을 꾸려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GS 칼텍스는 ‘화수분 배구’의 대명사임을 증명해냄과 동시에 팀의 미래도 함께 밝혔다.
뉴페이스들의 활약이 빛났다. 그동안 조명을 받지 못했던 아포짓 스파이커 문지윤은 이번 대회에서 4경기 63득점 공격 성공률 56.48%라는 최고의 활약으로 대회 MVP에 선정됐고, 올 시즌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고정한 권민지도 4경기에서 63득점을 올리며 대회 라이징스타상의 영예를 안았다.
미들 블로커 오세연 역시 짧은 구력에도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블로킹과 속공 실력을 선보이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세터 포지션에서도 이원정과 함께 프로 3시즌차에 접어드는 김지원이 국가대표 차출로 빠진 안혜진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팀에 우승을 안겼다. 여럿 악재에도 굴하지 않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GS 칼텍스였다.
우승을 차지한 차상현 GS 칼텍스 감독 역시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승 후 차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이 정도로 잘해줄 줄은 몰랐다. 벤치에서 보는데 정말 잘하더라”면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눈에 띄었던 대회였다. 시즌을 앞둔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하면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 같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주전 선수들이 이탈을 거듭하며 어려움을 겪었던 GS였다. 지난 시즌엔 이소영이 FA로 이적했고, 올 시즌엔 국가대표와 부상이 맞물렸다. 하지만 GS엔 화수분 배구가 있었다. 매 시즌 뉴페이스들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컵대회 우승, 리그 상위권이라는 호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GS다.
화수분 배구, 차 감독이 생각하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이에 차상현 감독은 “많은 훈련량이다”라고 답했다. 차 감독은 “나는 훈련을 많이 믿는 편이다. 선수들에게도 늘 ‘훈련을 안 하는 선수는 기용하고 싶지도 않고 코트에 나설 수 없다’라고 강조한다.
차상현 감독의 훈련은 독하기로 유명하다. 문지윤 역시 MVP 인터뷰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시 하는데, 이겨내려고 하지 않으면 감독님의 호통이 이어진다. 볼 운동 할 때는 숨쉬기 힘들 정도로 어려울 때가 있다. 하지만 이겨내면 성취감이 있다. 감독님은 항상 이를 이겨내게 해주신다”라면서 차 감독의 엄청난 훈련량과 그 효과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훈련 또 훈련. 하지만 훈련량만 많은 것은 아니다. 짧게는 하루, 길게는 일주일, 한 달이라는 정확한 목표치를 세워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고. 질 보다 양이 아니라, 질과 양을 모두 잡는 철저한 훈련으로 차 감독은 매 시즌 뉴페이스들을 발굴하며 팀을 발전시켜왔다.
차 감독은 “훈련을 해도 선수들이 정신을 못 차린다 싶으면 바로 훈련을 중단하고 조금 쉬었다가 야간에 만족할 때까지 훈련한다”라면서 “나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운동 선수들이 컨디션 안 좋다고 경기 안 뛸 순 없지 않나. 반복적인 훈련으로 선수들이 성장한다고 믿는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의미에서 차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고맙고 대견하다”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힘든 훈련에 포기하거나 불평할 만 한데도 끝까지 따라와줘 성장하는 젊은 선수들을 보며 차 감독 역시 흐뭇할 따름이라고.
차상현 감독은 “플레이가 잘 안 되면 선수들에게 호통도 치고 질책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뭐라 해도 다음날 되면 생글생글 웃으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뛰더라”면서 “이게 우리가 갖고 있는 큰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젊은 선수들에게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KOVO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