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윤서 기자) "모든 기록은 깨지기 마련인데 아들이 깨니까 기분이 새롭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29일 수원 KT전에서 마침내 최연소 및 최소경기 1000안타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정후는 만 23세 11개월 8일의 나이로 이승엽의 만 25세 8개월 9일 기록을 넘어서며 최연소 1000안타에 족적을 남겼다.
게다가 통산 747경기 만에 1000안타를 완성하며 최소경기 1000안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아버지 이종범이 보유했던 779경기였다. 이정후가 무려 32경기를 단축하며 아버지를 제쳤다.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은 엑스포츠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정후 기록에 대해 "모든 것들은 본인 스스로 노력한 결과물이다. 기회를 받아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1군에 들어가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꾸준히 자신이 노력해서 이룬 것이다. (이)정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뤄낸 결과물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아들의 기록에 대견한 마음을 전했다.
2017년 데뷔 시즌부터 꾸준히 160안타 이상을 쳤던 이정후는 2019년 193안타를 생산하며 안타 커리어하이 기록을 달성했다. 그리고 비로소 2022년 900안타에 이어 1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아버지이자 야구 대선배인 이종범 감독은 이정후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관해 "그 당시 팀에 비중 있는 선수들과 감독, 코치들에게 조언을 받았고 경기를 통해 무엇을 보완하고 노력해야 이 자리에서 꾸준히 뛸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올바르게 잘 정리가 되어 있어서 1000안타를 친 것 같다"고 애기했다.
이정후의 뚜렷한 강점인 안타 생산 능력. 이종범 감독은 "스윙 하나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 내는 부분이 가장 확고하게 정립되어 있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막연히 타석에 들어가기보다 매 경기 목표를 갖고 상대 투수에 맞는 스윙을 하면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정후에게 타격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은 무엇일까. 이종범 감독은 "덩치에 비해 장타가 없는 편이다. 최근에 이야기가 나왔듯이 25세부터 파워가 길러지기 때문에 컨택을 많이 강조했다. 컨택 위주로 하다 보면 장타력도 갖춰지는 데 올해가 그런 시즌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최소경기 1000안타의 주인공은 이종범이 아닌 이정후다. 아들에게 기록 타이틀을 넘겨준 이종범 감독은 "모든 기록은 깨지기 마련인데 아들이 깨니까 기분이 새롭다. 이 기록 말고도 다른 기록들도 깰 수 있는 상태다. 목표를 하나씩 세우며 도전하는 마음으로 하면 잘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이자 경이로운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정후. 끝으로 아버지는 진심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어느 정도 위치에 섰기 때문에 배려와 희생을 하고 팀을 돌아볼 수 있는 선수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잘하고, 잘 났다는 생각보다 선배와 후배를 배려하고 감독, 코치, 프런트 모두에게 잘하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이정후), 엑스포츠뉴스DB(이정후·이종범)
박윤서 기자 okayby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