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0.29 21:39 / 기사수정 2007.10.29 21:39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두산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은 27일 잠실에서 벌어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4로 패한 후, 29일 문학에서 벌어질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선발로 '아기곰' 임태훈(19. 사진)을 예고했다.
올 시즌 서울고를 졸업하고 두산에 1차 지명으로 입단, 64경기에 등판해 7승 3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2.40의 호성적을 거둔 임태훈. 선발 등판은 6차전이 첫 등판이 될 예정이다.
그러나 임태훈은 서울고 시절, 팀의 에이스로 풍부한 선발 등판 경험을 지닌 투수다. 지난 2005년 4월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한국야구 100주년 기념 최우수 고교야구대회 광주 동성고와의 경기에서 그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바 있다.
당시 2학년이던 임태훈은 '고교 랭킹 1위 투수' 한기주(20. 현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연장 12회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0:1로 패하기는 했으나 167개의 많은 공을 던지면서도 흔들림 없이 최고 투수를 상대하며 '강심장'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일단 정신적으로는 큰 부담이 없는 상황. 그러나 체력적인 면을 생각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임태훈은 올 시즌 내내 불펜의 한 축을 담당하며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치러왔다. 생체 리듬이 계투 역할에 맞춰진 상태.
스프링캠프에서 계투 역할로 훈련하다가 시즌 초, 중반 선발로 돌아섰던 구자운, 김승회, 김상현 등이 모두 체력의 한계와 부상으로 2군 행, 선발진 탈락 등 침체일로를 걸었던 점을 감안하면 임태훈에게 5이닝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김경문 감독이 임태훈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선발승'을 노리기보다 '먼저 나와서 잘 막아달라.'라는 의미가 크다. 임태훈이 경기 시작부터 오래 던지기 위한 완급조절을 할 필요는 없다. 임태훈이 3,4이닝을 무리 없이 막을 경우 불펜진에서 이승학, 금민철, 김상현 등이 바로 출격을 기다릴 예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임태훈이 어떤 공을 던지느냐에 있다. 임태훈은 시즌 중반으로 넘어가면서 제구가 위로 형성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시즌 초반 낮게 깔린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던지던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고교 시절에 비해 10kg 이상 몸을 불려 구위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제구가 위쪽으로 되면 타자들의 희생양이 되기에 충분하다. 또한, 임태훈의 슬로커브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며 제구가 거의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볼 판정을 받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그 공이 스트라이크 존 위쪽으로 날아가게 되면 위험천만하다. 커브의 궤적 상 좌타자의 바깥에서 몸쪽으로 휘어들어가게 되고 이는 한국시리즈 들어 상승세를 타는 중인 김재현의 입맛에 딱 맞는 공이 된다.
김재현은 고질적인 허리 부상으로 전성기 시절에 비해 배트스피드가 느려진 상태. 임태훈이 김재현을 공략하기 위해선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을 노리는 피칭을 펼쳐야 한다. 슬로커브의 제구가 낮게 형성된다면 김재현을 상대하기엔 더 없이 좋은 공이다.
나이답지 않은 수 싸움 능력으로 올 시즌 각광을 받았던 임태훈. 그는 과연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을 구해낼 수 있을 것인가?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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