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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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연패 탈출의 순간, 오재일은 한국시리즈 9회를 떠올렸다

기사입력 2022.07.25 07:00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오재일이 올 시즌 최고의 타격감을 뽐내면서 팀의 13연패 탈출을 끌었다. 18년 전 팀의 레전드가 그랬듯 사자군단 4번타자로서 승부처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삼성은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2차전에서 8-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30일 대구 kt 위즈전부터 시작된 13연패의 사슬을 끊고 하이파이브와 함께 한주를 마감했다.

이날 삼성의 히어로는 오재일이었다. 4번타자로 나선 오재일은 5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키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0-0으로 맞선 2회초 첫 타석에서는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김재성의 2루타 때 홈 플레이트를 밟아 귀중한 선취 득점을 삼성에 안겼다.

1-0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고 있던 5회초에는 승기를 잡는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키움 선발투수 타일러 애플러를 상대로 시즌 14호 홈런을 폭발시켜 스코어를 3-0으로 만들었다.

불붙은 오재일의 방망이는 식을 줄을 몰랐다. 삼성이 5-0으로 앞선 6회초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쳐내면서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놨다. 삼성 더그아웃 전체가 13연패 탈출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순간을 오재일이 만들어줬다.

허삼영 삼성 감독 역시 경기 후 "오재일의 장타와 적시타가 막힌 혈을 뚫어준 느낌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오재일은 정작 수훈 선수 인터뷰 때 기쁨보다는 아쉬움, 자책이 더 많은 얼굴이었다. 그는 "5회초 2점 홈런을 쳤을 때 오늘은 우리가 이기겠구나 느낌이 왔다"면서도 "팀이 연패에 빠져있던 지난 한 달 동안 너무 힘들었다. 프로 선수에게 지는 게 가장 힘든 일인데 내 개인 성적이 좋지 않은 것보다 팀이 계속 지는 것만큼 힘든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연패가 길어지니까 분위기가 안 좋을 수밖에 없었다. 밝게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계속 지다 보니 그럴 수가 없더라. 선수들이 더 위축되고 쳐지는 게 있었는에 이제 연패를 끊었으니까 다음주부터는 선수들이 더 과감해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두산 시절 세 차례(2015, 2016, 2019)나 한국시리즈 정상을 맛보고 MVP(2019)까지 차지했던 오재일이지만 길고 긴 연패 속에 '1승'의 소중함과 간절함을 배웠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 키움의 27번째 아웃 카운트가 1루수 앞 땅볼로 나오면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것 역시 오재일이었다. 오재일은 삼성의 승리가 확정되는 그 순간까지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오재일은 "9회에 8-0으로 크게 이기고 있었지만 2아웃을 잡고 나서는 한국시리즈 때보다 뭔가 마음이 더 그랬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았을 때는 우승을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았는데 팬들께 너무 죄송했기 때문에 좋아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친 홈런은 내 커리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뭔가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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