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승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홈런 적자가 심각하다. 올 시즌 타자친화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를 홈으로 두고 적립한 홈런은 33개. 하지만 피홈런만 56개에 달하며 -23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전체를 봤을 때 해당 적자 기록은 압도적이다. 적자 2위는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의 -17개. 홈구장에서의 피홈런 기록도 최다 2위 SSG 랜더스의 42개보다 14개나 더 많다. 문제는 SSG는 홈에서 4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1개 흑자를 기록했다는 점. 타자친화구장으로 분류되는 창원에서의 NC와 대전 한화도 각각 -2와 -5의 적은 마진을 기록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삼성만 타자친화구장 이점을 제대로 못 살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려가 많았던 롯데보다도 성적이 좋지 않다. 사직야구장을 홈으로 쓰는 롯데 자이언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담장 펜스를 높이고 홈 플레이트와 담장간의 거리를 넓혔다. 이른바 ‘성담장(성민규 단장+담장)’이라 불리는 담장 앞에서 롯데는 시범경기 동안 홈런 마진 ‘-5(9경기 0홈런/5피홈런)’를 기록하며 우려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기를 마친 현재 롯데의 홈런 마진은 ‘-1’. 홈런은 21개로 지난해 같은 시기 30개보단 줄어들긴 했지만, 피홈런도 지난해 43개에서 22개로 확 줄었다. 효과를 보고 있다.
라팍에서의 삼성은 무엇이 문제일까. 문제는 단순하다. 마운드가 무너졌고 타선에서도 홈런을 때려줄 선수들이 적었다. 오재일과 피렐라가 라팍에서 10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선방했지만, 그 뒤로 라팍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삼성 선수가 신인 이재현의 3개일 정도로 생산량이 심각했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마운드에선 선발 백정현이 15개의 피홈런을 기록하면서 힘을 쓰지 못한 것이 컸다. 좌완 이승현이 4개, 오승환이 3개를 기록하는 등 불펜도 비교적 많은 피홈런을 기록했다.
삼성은 2016년 라팍 개장 이후 6년 동안 두 번만 흑자를 기록했다. 2019년 72개 홈런과 71개의 피홈런으로 +1 흑자를 점했고, 2021년에는 82개의 홈런을 때려내는 동안 70개의 피홈런을 기록하며 +12의 마진을 기록, 라팍에서 첫 가을야구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외엔 암흑기 그 자체였다. 2016년 -32(65홈런/97피홈런), 2017년 -43(73/116), 2018년 -14(82/96), 2020년 -14(79/93)로 심각했다. 오랜 시간 홈구장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최근 3년간 가을야구 진출 팀을 봤을 때, 15팀 중 4팀을 제외하고는 모두 홈런 마진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이 중 -10 이하의 마진을 기록하고 가을야구에 오른 팀은 2020년 키움(-16, 42홈런/58피홈런)뿐. 이처럼 홈경기 홈런 마진이 그해 성적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해 반짝 +마진 이후 다시 부진에 빠져있다. 팀 성적도 어느덧 11연패에 승패 마진마저 ‘-15’까지 떨어지며 가을야구도 요원해진 상황. 후반기 반등이 절실하다.
다행인 것은 부상 자원들이 속속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줄 구자욱이 복귀를 앞두고 있고, 김지찬과 김상수 등도 실전 훈련에 나섰다. 이들은 거포 자원은 아니지만, 이들이 출루를 하거나 투수를 괴롭힐 만큼 오재일, 피렐라 등 중심타선에 오는 기회도 많아질 터. 복귀 시나리오대로 잘 흘러간다면 후반기 반등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전반기 심각한 홈런 마진을 기록한 삼성이 복귀 자원들과 함께 후반기 얼마나 힘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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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