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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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우등생 대한항공, 승부처에서는 낙제생

기사입력 2011.04.08 08:0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면서 프로출범 이후, 첫 우승을 노린 대한항공이 벼랑 끝에 몰렸다. 대한항공은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삼성화재에 1-3(25-22, 22-25, 22-25, 21-25)으로 역전패했다.

서브리시브도 나쁘지 않았고 부상 투혼을 펼친 한선수도 믿음직스러웠다. 팀의 주포인 에반도 홀로 30득점을 올리며 선전했다. 대한항공의 전력에는 특별한 문제점이 없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모두 패배했다. 삼성화재의 '절대 공격수'인 가빈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고희진과 여오현의 강인한 정신력에 무릎을 꿇은 것이 큰 패인이었다.

삼성화재의 새로운 캡틴 고희진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지난 4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2차전 5세트에서는 경기를 마무리 짓는 블로킹을 연거푸 잡아냈다. 코트를 휘저으며 후배들의 사기를 독려했고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기 위해 파이팅을 외쳐댔다.

하지만, 대한항공에는 정신적인 부분을 이끌어줄 리더가 없었다. 전력분석관에서 다시 선수로 복귀한 이영택은 차분한 플레이로 후배들을 이끌었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위기 상황에 몰릴수록 더욱 집요해지는 고희진과 여오현과 비교해 대한항공의 정신력은 응집력이 부족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삼성화재가 3연승을 올리며 통산 5번 째 우승을 위해 단 1승만 남겨놓고 있다. 가빈이라는 공격수의 존재가 대한항공의 엔진을 무마시켰지만 날개를 꺾어놓은 것은 '정신력의 차이점'이었다.

삼성화재가 국내배구의 정상을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이유는 걸출한 외국인 공격수만이 있어서가 아니다. 오랫동안 함께 플레이하면서 구축해놓은 조직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정신력을 물려받은 유대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프로 출범 이후 4번이나 정상에 등극했던 삼성화재의 저력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나타났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고희진과 여오현은 위기상황에서 결정적인 블로킹과 디그로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3차전 4세트에서 14-14의 상황에서 고희진은 천금 같은 블로킹을 잡아냈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한 삼성화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대한항공은 집중력이 붕괴되면서 연속 실점을 허용했다.

챔피언결정전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이끌어주는 '중심'이 필요하다. 삼성화재는 이 역할을 고희진과 여오현이 수행하고 있으며 대한항공과의 정신력 싸움에서 압승을 거두고 있다.

전력적인 부분을 볼 때, 대한항공은 리그 최강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번번이 삼성화재에 패하고 있다. 정규시즌 동안 대한항공의 공격을 이끌었던 김학민은 3차전에서 6득점에 머물렀고 신영수는 37.93%의 저조한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사진 = 삼성화재, 고희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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