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외야수 최지훈이 특유의 '짐승 수비'를 선보이며 팀 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승부처 때마다 대학 선배인 두산 베어스 양석환을 좌절시키고 팀 후배 오원석을 지켜줬다.
SSG는 2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팀 간 8차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6-5로 이겼다. 5-3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서진용이 두산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동점 2점 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연장전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며 2연패를 끊었다.
2번타자 겸 중견수로 나선 최지훈도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 타격에서는 3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 1도루로 두산 마운드를 괴롭혔고 리그 최정상급 수비 능력을 유감 없이 뽐냈다.
최지훈이 가장 큰 피해를 입힌 건 동국대 6년 선배 양석환이었다. 전날 경기 3회초 양석환의 2루타성 타구를 펜스 끝까지 쫓아가 슈퍼캐치로 잡아냈던 가운데 이틀 연속 양석환을 울렸다.
양석환은 1회초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두산이 1-0으로 앞선 3회초 1사 2루에서 좌중간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보냈다. 배트에 맞는 순간 장타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한 타격이 이뤄졌다.
하지만 최지훈은 전력질주 후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글러브를 뻗어 잡아냈다. 안타임을 확신했던 양석환은 1루 베이스로 뛰다가 허무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양석환은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앙 담장 쪽으로 장타성 타구를 때려냈지만 이번에도 최지훈을 넘지 못했다. 최지훈은 워닝 트랙에서 펜스에 부딪치면서도 안전하게 글러브 안에 공을 넣어 이닝을 종료시켰다.
양석환 입장에서는 전날 경기부터 이날까지 2루타 3개를 최지훈이 훔쳐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21일 경기의 경우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외야에 있던 최지훈을 향해 앞선 타석 '슈퍼캐치'에 대해 장난 섞인 불만을 털어놨다는 후문이다.
최지훈은 "(양) 석환이 형과 학번 차이가 많이 나서 함께 생활한 적은 없지만 평소 자주 인사도 드리고 가깝게 지낸다"며 "전날 내가 석환이 형의 홈런성 타구를 잡았는데 석환이 형이 다음 타석에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외야에 있는 나를 향해 크게 소리치면서 장난으로 뭐라고 하시더라.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고 자신의 플레이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지훈 '짐승 수비'의 희생양은 양석환 말고도 또 있었다. SSG와 두산이 3-3으로 맞선 7회초 2사 1·2루에서 김재환이 좌중간으로 날린 장타성 타구를 최지훈이 또 한 번 펜스에 부딪치며 잡아냈다.
김재환은 거듭된 최지훈의 호수비에 허탈한 미소를 지으면서 더그아웃으로 복귀했다. 반대로 SSG 1루 쪽 더그아웃과 응원석은 최지훈을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SSG 랜더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