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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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가빈이 지배하는 챔프전, 무엇이 문제?

기사입력 2011.04.05 08:37 / 기사수정 2011.04.05 08:3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학민은 가빈만 따라다녔고 나름대로 가빈을 막기 위한 방법을 써봤다. 하지만, 아쉽게도 가빈을 막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마친 대한항공의 신영철 감독은 씁쓸한 표정으로 패인의 원인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삼성화재의 ‘절대 공격수’ 가빈에 50점이나 내준 대한항공은 2차전마저 내주며 챔피언결정전 2연패를 당했다.

대한항공은 정규시즌에서 삼성화재에 1패만 당했다. 국내 구단들 중, 가빈의 공격력을 가장 잘 봉쇄한 팀으로 평가받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신영철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의 패인으로 "결정적인 순간범실이 나오면서 무너졌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며 프로 출범 이후, 첫 우승을 노린 대한항공은 중요한 승부처에서 삼성화재의 노련한 플레이에 번번이 무릎을 꿇고 말았다.

삼성화재의 고희진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블로킹과 속공을 성공시키면서 대한항공의 상승세를 잠재웠다. 또한, 경기 내내 움츠러들지 않는 가빈의 위력적인 공격이 있었기 때문에 대한항공에 2연승을 거둘 수 있었다.

대한항공의 블로커들은 가빈을 막기 위해 철저하게 따라다녔다. 하지만, 블로킹위에서 내리치는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블로킹 득점보다 유효블로킹으로 가빈의 공격을 차단하려는 움직임도 보였지만 좀처럼 타점이 낮아지지 않는 가빈의 공격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가빈은 63%의 공격점유율을 기록했다. 50득점이란 어마어마한 득점을 올리면서도 공격성공률은 무려 58%에 이르렀다.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서는 홀로 7득점을 책임지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항공은 강서브로 삼성화재를 리시브를 흔들어 놓은 뒤, 가빈에게 2명 이상의 블로커가 따라붙었다. 또한, 후위에 있는 수비수들도 가빈의 볼을 잡기 위해 블로커와 함께 움직였다. 대한항공의 전 선수가 고르게 움직이며 '가빈 봉쇄'에 나섰고 1세트에서는 공격성공률을 50%로 묶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이러한 노력은 오래가지 못했다. 2세트에서 가빈의 공격성공률은 72%로 올라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타점과 파워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가빈의 활약 앞에 대한항공은 힘을 써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거치면서 가빈의 위력은 좀처럼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가빈은 챔피언결정전 1,2차전에서 홀로 96점을 책임졌다. 챔피언결정전 2경기 동안 100득점에 가까운 득점을 올린 것은 한국배구 역사에 남을 만한 기록이다.

가빈의 공격 타법은 단순히 높이와 힘만 강조한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 국내에 들어오면서 여러 가지 기교를 익힌 가빈은 연타를 사용하는 방법과 상대 블로킹을 활용하는 기술까지 터득해냈다.

여기에 삼성화재의 조직력이 점점 살아나면서 가빈의 위력까지 플러스 효과를 보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마친 가빈은 "정규리그와 비교해 대한항공에 특별히 강해진 것은 없다. 다만, 우리 팀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도 '가빈의 시리즈'가 진행되고 있다. 가빈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은 지금까지 증명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가빈을 차단하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에서 자체 범실을 줄이고 기선을 제압할 수 있는 집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사진 = 가빈, 삼성화재 (C)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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