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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라

기사입력 2007.10.16 02:57 / 기사수정 2007.10.16 02:57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재기에 대한 열망, 꺾이지 않기를…'

정규리그 15경기 출전 0골 0도움. '반지의 제왕' 안정환(31, 수원)의 올 시즌 정규리그 성적표다. 한때 한국 축구를 빛낸 시절을 무색게 하는 초라한 결과. 그나마 하우젠컵에서는 10경기 5골을 기록했지만, 안정환은 어쨌든 정규리그 무득점이라는 치욕스런 꼬리표를 남긴 채 올 시즌을 보냈다.

안정환의 부활은 차범근 수원 감독을 비롯한 많은 사람이 시즌 내내 손꼽아 기다렸다. 특히 차범근 감독은 14일 대전전에서 안정환을 주전 출전시켜 그의 부활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주었지만 그는 끝내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특히 후반 14분 상황은 두고두고 아쉬울 터. 안정환은 대전 문전 가까운 곳에서 안효연의 왼쪽 크로스를 받아 노마크 상황에서 골을 뽑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다. 공을 절묘하게 잘 받아 오른발로 슛을 했지만 너무 여유를 부렸는지 슈팅을 가볍게 날려 최은성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자 안정환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괴로워했고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한 끝에 결국 후반 중반 교체됐다. 이 장면이 골로 연결되었다면 안정환의 위상이 달라졌을지 모른다.

안정환은 지난 5월 30일 성남과의 하우젠컵 6강전 이후 5개월 동안 깊은 골 침묵에 빠져 있다. 타이어 끌기와 허들 달리기 같은 특훈으로 전성기 시절 골 감각을 되찾으려 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는 31일 플레이오프 출전마저 장담할 수 없어 많은 사람이 기다리던 그의 부활 골은 내년 시즌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한국 최고의 공격수였던 그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같은 팀 동료 이운재도 지난해 박호진에 의해 주전에서 밀려 어려운 나날을 보냈다. 지방 구단 이적설과 차범근 감독과의 불화설까지 시달리는 시련에 빠졌지만 10kg 체중 감량한 끝에 올 시즌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아 한국 최고 골키퍼의 위용을 과시했다.

안정환과 절친한 고종수(대전)는 십자인대 파열과 잦은 방출, 지난해 실업자 신세로 온갖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재기 성공의 빛을 보는 중이다. 안정환과 같은 팀 소속의 박성배도 지난해 서울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수모를 겪었지만 올 시즌 수원 1군에서 17경기에 모습을 내밀며 백의종군했다. 이들처럼 안정환이 다시 일어설 희망과 가능성은 아직 충분하다.

안정환은 여전히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한때 2군 추락과 관중석 난입 사건으로 어려움에 빠졌지만 팬들은 진심 어린 시선으로 안정환을 위로하며 재기 성공을 바랬다.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는 한 유명 스포츠지에 안정환의 부활을 바라는 문구의 광고를 전면에 싣는 등 많은 사람은 그의 부활을 손꼽아 기다렸다. 재기에 대한 열망이 꺾이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라운드에서 멋지게 부활골을 터뜨릴 가능성이 크다.

오뚝이 인생이라는 말이 있다. 영광 뒤에 시련이 교차하는 좌절에 빠졌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절치부심하여 성공한 사람의 인생사를 가리키는 뜻이다. 팬들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끈 안정환의 좌절을 원치 않는다. 안정환은 자신의 부활을 바라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오뚝이 같이 다시 일어서서 화려하게 부활해야 한다. 드라마보다 감동적인 오뚝이 인생이 있기에 축구는 아름다운 스포츠다.

[사진=안정환 (C) 엑스포츠뉴스 김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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