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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나서는 리오스, '어떻게 던질까?'

기사입력 2007.10.14 00:06 / 기사수정 2007.10.14 00:06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올 시즌 선발 22승을 달성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35. 사진).

그가 오는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리오스는 올 시즌 한화 전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최고 선발투수'다운 성적을 냈다.

한화는 이미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선발 류현진(20)카드를 꺼내들어 14일 '잠실벌 진검 승부'는 펼쳐지지 않는다. 한화가 대신 꺼내든 카드는 우완 최영필(33). 그러나 최영필의 올 시즌 두산 전 성적은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75에 그쳐 리오스 쪽에 무게가 더 기우는 상황.

올 시즌 22승 5패 평균자책점 2.07의 성적으로 최고 선발투수 반열에 오른 리오스. 그러나 올 시즌 그가 100% 제 구위를 발휘한 경기는 그리 많지 않다. 경기 초반에는 힘을 빼다가 6,7회 들어서 제대로 된 구위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슬로우, 후반에는 퀵퀵

리오스의 투구를 살펴보면 경기 초반에는 빠른 직구보다는 슬라이더와 역회전 볼을 이용해 타자들의 히팅 포인트를 흐트러뜨리는 투구를 펼쳤다. 이 작전이 초반에 먹혀들면 경기 후반에 가서 최고 151km/h에 달하는 직구를 뿌렸고 반대의 경우에는 실점 후 강판당했다.

지난 4월 6일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과의 개막전을 봐도 알 수 있다. 리오스는 비록 7이닝 6피안타 4실점(2자책) 했으나 상대의 1~3번 타자이던 박한이, 조동찬, 양준혁은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3회 말 조동찬의 땅볼도 3루수 김동주의 실책이 아니었다면 아웃카운트 하나로 끝났을 타구다.

공은 빠르지만 볼 끝이 정직한 직구였다면 범타가 덜 나왔을 것이다. 6월 16일 문학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리오스는 '두 얼굴'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리오스는 이 경기에서 9이닝 3피안타 7탈삼진의 완봉투를 펼쳤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돌아와 하루 만에 등판, 6회까지는 싱킹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비율을 높여 상대 타자들을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그러나 7회부터는 다른 모습이었다.

직구 비율을 높이는 동시에 구속까지 부쩍 올라갔다. 경기 초반에는 143km/h에 그치던 직구 구속이 8회 말 세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을 때는 150km/h까지 찍혔다. 리오스는 경기 운영 능력에서도 이전 시즌에 비해 한 단계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리오스의 커다란 무기, 역회전 볼

특히, 그의 역회전 볼은 다른 투수들의 싱킹 패스트볼과는 달리 옆으로 변하는 각이 크다. 마치 80년대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전 LA 다저스)의 그것과도 비슷하다. 패션계에서 '복고 바람'이 한 궤적을 돌아와 물결을 밀어내고 다시 유행하듯, 리오스도 역회전 볼로 한국 무대를 석권했다.

이 공은 팔꿈치에 무리가 가게 되어 80년대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사장된 변화구다. 그러나 공의 변화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손목 스냅이다. 리오스는 공 9개를 한 번에 쥐는 큰 손과 악력, 그리고 유연한 손목 스냅을 이용해 탁월한 역회전 볼을 구사한다.

너무 구사가 잘 되면 우타자의 몸쪽으로 휘어들어가 몸에 맞는 볼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역회전 볼 계열 변화구가 싱킹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로 변화하며 꺾이는 각이 줄어든 것을 감안할 때 리오스의 역회전 볼은 분명 커다란 무기가 된다.

오릭스 버팔로스가 올 시즌 리오스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바로 이 변화구 때문이다. 오릭스는 긴데쓰와의 합병 전이던 블루웨이브 시절 가토 신이치, 에비스 노부유키(이상 긴데쓰 은퇴)등 '슈트(역회전 볼의 일본 명) 투수'로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현재 팀 내에서 역회전 볼을 기막히게 구사하는 투수가 드물어 땅볼 유도 역할이 뛰어난 '슈트 투수'가 필요했던 상황. 오릭스는 리오스를 선발 겸 중간으로 쓰는 스윙맨 역할을 맡기기 위해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리오스의 역회전 볼. 경기 초반 힘을 100% 사용하지 않는 리오스에게 역회전 볼은 자신이 가진 커다란 무기다.

이범호 VS 리오스, 승부의 열쇠는 여기에

한화는 준플레이오프 9타수 5안타 3홈런 4타점으로 포스트시즌 들어 기세를 올리고 있는 이범호(26)가 리오스에게서 어떤 배팅을 선보이느냐에 1차전 승부가 달려 있다.

이범호는 지난 10일 2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공을 따라가는 데 급급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스윙을 가져가며 메커니즘이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컨디션이 좋다는 반증으로 3차전 맹활약(3타수 3안타 2홈런 2타점)으로 확실히 증명되었다.

이범호의 올 시즌 리오스 상대 성적은 15타수 3안타로 타율 2할에 그친다. 그러나 기록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는 않는 포스트시즌. 절호조를 향해 달리는 이범호와 2007' 최고의 선발 투수 리오스의 대결에 플레이오프 1차전 승부의 향방이 갈릴 것이다.

<사진=두산 베어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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