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부상과 코로나19라는 변수는 변명이 될 수 없었다. 대회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면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 아시아 무대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아쉬운 행정력이 그대로 드러났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파크타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2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0-3으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 22분 유이토 스즈키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후반 20분 마오 호소야, 후반 35분 다시 유이토 스즈키에게 실점하며 무너졌다.
예견된 참사였다. 대회 준비부터 스텝이 꼬였다. 황선홍 감독은 명단 발표 당시 선수 선발과 관련된 배경에 대해서 "K리그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차출해 준 구단과 감독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A매치 일정과 중복돼 파울루 벤투 감독과 긴밀히 협의해서 A대표팀에 합류할 선수들을 제외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대회를 앞두고 모여서 훈련할 시간이 없어 경기 감각도 중요하고 경기 체력도 중요하다. 그래서 경기 참여도가 높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했다."라고 전했다.
U23대표팀은 본진이 먼저 5월 23일 건너갔고 30일에 K리그 소속팀 주축 선수 6명이 리그 일정을 치른 뒤 따로 건너갔다. 이강인과 홍현석 등 해외파는 따로 합류했다. 아시아 대회지만, 국제대회인 만큼 대회 전 평가전을 잡고 실점 감각과 서로 간의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했지만, 대한축구협회에선 어떠한 움직임도 없었다. 일단 우즈베키스탄에 가서 공식 훈련을 통해 합을 맞추는 것, 그리고 조별리그를 통해 합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황 감독도 이에 대해 "제일 우려스러운 건 공식 대회를 준비하면서 긴박하게 움직이는 것이 처음이라는 점이다."라고 걱정하면서 "그렇다고 뒷짐 지고 있을 수 없다. 대표팀은 어떤 상황, 여건에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선수들과 어렵겠지만, 의기투합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대회를 앞두고 의지를 보이긴 했지만, 조별리그 내내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와 호흡 등의 변수로 어려움을 표했다.
8강 진출 직후에도 황 감독은 "많은 시간을 준비하지 못해 미흡한 점도 있고 잘된 점도 있다. 일단 1차 목표인 토너먼트에 진출한 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 덕분이다. 지친 선수들도 있고 컨디션 문제 등 여러 문제가 있는데 잘 회복하겠다."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결국 선수들의 호흡과 조합을 조별리그를 통해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하면서 토너먼트 단계, 그것도 한일전에서 곧바로 탈락하고 말았다.
황 감독은 "대회 전 공식 경기를 못 하다 보니 대회를 치르면서 조합을 찾으려고 했다. 특히 미드필더 조합이 잘 안됐다. 해보면서 조합을 찾는 것과 K리그 경기만 보고 찾는 건 어려움이 있었다. 제가 저 만의 생각으로 미드필더진 운용을 했던 것이 패착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일본전에서 아쉬움으로 꼽힌 건 바로 수비 조직 개선이었고 이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이 바로 미드필더 조합이었다. 주전 수비수 이상민이 코로나19로 빠진 변수도 있었지만, 일본전에 나섰던 중원 조합에 큰 아쉬움이 남았다. 한일전 중원은 고재현과 이강인, 홍현석으로 수비를 보호해줄 선수가 한 명도 없었고 이 점이 큰 약점으로 작용했다.
베트남과의 2차전에서 퇴장당했던 수비 이진용이 일본전에 복귀할 수 있었지만, 이날 후반 41분에야 교체 투입됐다. 빠르게 침투하는 일본 공격진을 상대로 수비진 백4가 온전히 노출되면서 많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이강인과 홍현석은 소속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되는 자원이고 고재현은 미드필더로 뛴 경험이 있지만, 이번 2022시즌 대구에서 최고의 골잡이로 불리며 득점력을 폭발시켰다. 최전방에서 제카와 호흡을 맞추며 활약하는 그를 다시 중원에 내린 선택은 악수 중의 악수였다.
황 감독은 이 점에 대해 "미드필더 조합을 제일 고민을 많이 했다. 밸런스가 상당히 중요한데 상대가 미드필더에 강점이 있어 피지컬적으로 우수한 자원들을 배치하자고 했던 점이 밸런스적으로 어려웠던 점이고 그 점에서 제가 많이 실수했다."라고 밝혔다.
한일전에 '수비 조직 개선'을 노렸던 황 감독의 말과는 정반대였다. 3선을 볼 수 있는 미드필더 권혁규가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됐지만, 결국 수비 안정화에 실패한 한국은 후반에 내리 2실점을 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뒤늦은 대회 준비에 돌압하게 된 대표팀과 협회, 감독의 아쉬운 선택과 실수가 이어지면서 기대를 모았던 U23 아시안컵은 역대급 실패로 끝났다. 물론 당장 아시안게임이 9월이 아닌 연기가 됐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일 수 있다. 황선홍호는 이번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반드시 반전을 만들어야 한다.
사진=AFC,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