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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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의 농군패션-채은성의 사자성어, 패배를 빨리 잊게한 힘

기사입력 2022.06.13 05:34 / 기사수정 2022.06.13 04:16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LG 트윈스의 불펜 투수 이정용이 전날의 역전패를 역전승으로 되갚았다.

이정용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팀의 5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동안 27개의 공을 던져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팀의 9-6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엔 패전, 오늘은 승리. 전날 패배의 아쉬움을 승리로 씻어낸 이정용이었다. 이정용은 전날 두산전에서 8회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실점으로 역전패를 허용,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하지만 이튿날 이정용은 전날과는 반대로 ‘역전’ 승리투수가 되며 아쉬움을 씻어냈다. 

경기 후 만난 이정용은 “더 잘하려고 했던 게 어제는 오히려 독이 된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주셔서 빨리 잊는 법을 배우려고 했다. 아무래도 어제 같은 패배는 임팩트가 있어서 힘들었지만, 주변에서 괜찮다고 많이 해주셔서 일어설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전날 패배의 복수심은 없었을까. 그는 “오늘 등판 얘기가 나왔을 때 ‘기회’라고 생각했다. 투수코치님도 ‘오늘 복수 한 번 하자’라고 편하게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복수하는 것도 아니고 더 잘하려고 하다가 잘 된 것도 아니라서 최대한 마음 편하게 던졌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정용은 양말을 올려 입는 ‘농군패션’으로 나서 승리를 거뒀다. 이정용은 “변화를 주고 싶어서 (박)해민이 형에게 빌렸다. 예전부터 ‘실점하면 빌려달라’고 했는데, (어제 실점해서) 오늘 빌렸다. (오)지환이 형이 멋있게 양말 올려주고, (김)현수 형도 괜찮다고 해서 입어봤다”라며 방긋 웃었다. 

5월 타율 0.320에 6월에도 타율 0.361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박해민이다. 변화를 꾀하고 있던 이정용으로선 좋은 기운이 있는 박해민의 양말이 탐날 수밖에 없었을 터. 그리고 이정용은 그렇게 입은 박해민의 농군패션 양말을 신고 승리를 거뒀다. 박해민도 이날 3안타 맹활약으로 이정용의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박해민 외에도 이날 이정용의 승리에 도움을 준 이가 있었으니 바로 채은성이었다. 이정용은 “(채)은성이 형이 오늘 메시지를 하나 줬는데, 그 메시지에 힘을 받아 열심히 던졌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가 밝힌 채은성의 문구는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행동은 성공으로 보답된다’라는 내용이었다. 

이정용의 말에 따르면, 두 선수는 지난해부터 ‘오늘의 조언’이라는 형식 아래 좋은 말을 주고 받는다고 전했다. 경기 전 국민의례 전에 사자성어나 좋은 글귀를 건네주며 서로를 격려했다고. 보통 투수와 야수는 따로 훈련하기에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정용은 채은성과 김현수 등 야수들과 두루두루 친하게 지내며 조언까지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이정용은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이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인복 많은 이정용은 여러 사람의 조언을 통해 마음의 여유도 조금씩 생겼다. 5월말 대량실점이 잦아지면서 흔들릴 법 했지만, 이정용은 오히려 시즌을 길게 바라보며 마음 속 여유를 챙겼다고. 그는 “1년 동안 볼을 던지다 보면 중간투수로선 있을 법한 날이다. 중간투수로선 빨리 잊어야 하는 포지션이라 심적으로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LG의 불펜이 강하다는 부담감에 대해서도 “강한 건 맞지만 마지막에 등수가 정해지기 때문에 지금 강하다고 거만하게 받아들이는 것보다 각자 역할에 충실히 할 뿐이다”라며 앞으로도 불펜으로서 제 활약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윤승재 기자, 엑스포츠뉴스DB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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