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그린마더스클럽' 김규리가 3년 만의 복귀에 대해 언급했다.
엑스포츠뉴스는 26일을 끝으로 종영한 JTBC 수목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 김규리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모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로, 김규리는 극중 이은표(이요원 분)의 라이벌이자 옛 친구이기도 한 태피스트리 작가 서진하를 연기했다.
2019년 tvN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이후 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것에 대해 김규리는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작품에 들어가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촬영을 하는 중에도 그런 고민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진하가 술에 취해서 은표의 부축을 받고 집으로 가는 장면이 있었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아파트 로비로 들어설 때까지 걸어가는 장면이었는데, 본방에서는 그게 편집이 되어서 아쉬웠다"면서 "저는 술에 만취된 상태였고, 은표는 그런 저를 부축해서 들어가는 연기를 했는데 감독님의 컷 사인이 나오자마자 구경을 오셨던 아파트 단지 내의 많은 분들이 박수를 쳐주셨다. 제가 위태로워 보였나보다"고 일화를 전했다.
이어 "보통 제 성격이었다면 부끄러워하면서 도망갔을텐데, 그렇게 열렬한 박수를 받으니까 너무 재밌더라. 그래서 '감사합니다' 라고 하면서 상을 받은 것처럼 제스처를 취했더니 동네 분들은 물론이고 스태프들도 모두 웃었다"면서 "그 순간 제가 갖고 있던 고민이 단숨에 날아갔다. 거기에서 힘을 많이 얻었다. '나 그렇게 나쁘지 않은가봐' 하는 마음에 자신있게 임할 수 있었다. 동네 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뿐 아니라 김규리는 스태프들을 통해서도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5회에서 남편하고 싸우고 난 뒤에 은표에게 전화해서 막 쏟아내는 장면이 있다. 대본에는 제 목소리만 나가는 거였지만, 촬영을 따로 했었다"면서 "며칠 동안 격정적인 신을 촬영하던 터라 지쳐있는 순간이었는데, 이 장면은 대본을 읽자마자 우는 얼굴로 쏘아붙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감독님께 울고 나서 시작해도 되겠냐고 말씀을 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동안 울었더니 눈물이 나질 않더라. 그래서 어떡하나 싶었는데, 문득 앞을 보니까 스태프들이 눈에 들어오더라. 그 순간 '연기자는 이렇게 촬영하면서 마음껏 울 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은 슬픈 일이 있어도 참고 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면서 "어쩌면 연기자는 누군가의 슬픔이나 아픔을 대신해주는 게 아닐까 싶더라. 누구에게나 슬프거나 우울한 일, 억울한 일이 있었을텐데 그 분들을 대신해서 울어주면 어떨까 싶었다. 그 순간 눈물이 나오더라"고 또다른 비하인드를 전했다.
배우로 데뷔한지 어느덧 24년이 흐른 지금, '그린마더스클럽'이 김규리에게 갖는 의의가 있을까.
김규리는 "'지정생존자' 이후로 첫 연기인데, 아예 쉬기만 한 건 아니고 중간에 라디오도 하고 개인전도 했다"면서 "3년 만에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했는데, 내가 있어야 할 곳, 익숙한 곳이라는 안도감이 들더라"고 운을 뗐다.
그는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다른 때보다 더 즐기면서 연기했던 거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제일 재밌게 촬영했던 배우가 아닌가 싶다. 또 1인 2역이기도 했고"라며 "레아를 연기할 때 입었던 옷은 전부 제 옷이었다. 스무 살, 서른 살 때 입었던 것들이었다. 그래서 레트로 느낌이 나기도 했고, 메이크업은 거의 하지 않은 상태로 연기했다. 진하의 화려한 모습부터 레아의 정제되지 않은 리얼하고도 편안한 느낌까지 맛보면서 촬영했다. 감사한 작품"이라고 전했다.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제가 이쁘다는 글들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웃음) 그런 글들에는 다 좋아요를 눌렀다"고 답하면서 "이건 좀 창피한 일인데, 레아가 루이의 노트북을 보다가 진하의 얼굴이 자신과 같다는 걸 보고 놀라는 장면이 있다"고 말을 이었다.
김규리는 "마우스를 잡고 클릭을 하는데, 그 때 제가 한창 개인전 준비로 인해 손에 물감이 가득하던 상태였다"면서 "먹물이 손톱에 들어가면 잘 안 빠진다. 어떻게든 노력해서 다 지우긴 했는데, 약지에 있는 먹물은 지우지 못했다. 화면에 안 잡히겠지 했는데, 너무 크게 나오더라"고 민망해했다.
그러면서 "손톱에 때가 끼었다고 하신 분들도 계셨고, 제가 연기한 게 레아가 아니라 진하라는 추측을 하신 분들도 있었다. 상상력이 정말 엄청나신 것 같다"고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작품을 아직 보지 않은 시청자들에게 '영업'을 해달라고 부탁하자 "마음을 열고서 플레이버튼을 누르면, 어딘가에서 공감하는 지점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다. 작품을 통해 위로받고 위안받고 흥미로움을 다채롭게 느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만약 안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배우들을 믿고서 보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고아라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