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SSG 랜더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은 조금씩 KBO리그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가고 있다. 리그 최정상급 장타력을 과시하면서 팀의 선두 질주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크론은 지난 1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SSG가 6-3으로 앞선 9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비거리 140m짜리 초대형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전날 경기에 이어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고 좋은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갔다.
크론은 이날까지 시즌 9홈런을 기록, LG 김현수와 함께 리그 홈런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섰다. kt 박병호(13홈런)를 4개 차이로 뒤쫓으면서 홈런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외국인 타자 중에는 가장 많은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크론은 신장 196cm, 체중 115kg의 거대한 체격을 갖췄다. 가까이에서 지켜보면 공룡이 따로 없다. 거구들이 많은 SSG지만 크론 옆에 함께 서면 아담하게 보일 정도다. 홈런 비거리도 늘 무시무시하다. 9개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6.7m로 공에 정확히 힘이 실리기만 하면 공은 펜스를 아득히 넘겨버린다.
크론 역시 자신의 신체조건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그는 "이런 몸을 가지고 태어난 게 큰 축복을 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덩치가 큰 타자로서 나의 파워툴이 내가 은퇴할 때까지 돈을 벌어다 준다고 믿는다"며 "멀리 칠 때 쾌감이 굉장히 즐겁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좋은 타구를 많이 날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크론의 또 다른 장점은 1루 수비다. 강습 타구 처리는 물론 내야수들의 송구를 받아주는 능력이 빼어나다. 원 바운드 송구는 물론 큰 키를 활용해 다소 높게 들어오는 공도 쉽게 처리한다.
손지환 SSG 1군 수비코치는 "1루 수비만 놓고 보면 KBO 역대 모든 외국인 타자들을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며 "현재 국내 선수 중 최고의 1루 수비로 평가받는 삼성 오재일과 견줘도 크론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크론의 수비력을 치켜세웠다.
SSG 코칭스태프가 크론을 높게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는 크론의 성실함과 팀을 위한 희생 정신이다. 타석에서 찬스를 놓치면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 다혈질적인 선수로 비춰질 수 있지만 더그아웃에 복귀하면 곧바로 순한 양이 된다.
지난 18일 두산전에서는 9회말 유격수 박성한의 원바운드 송구를 자신이 포구하지 못해 박성한의 실책으로 기록됐다며 코칭스태프에게 사과한 뒤 추가 수비 훈련까지 자청했다.
손 코치는 "크론이 충분히 잡을 수 있는 박성한의 송구를 놓쳤다며 미안해하더라. 이튿날 일찍 나와 송구를 받는 훈련을 하겠다고 했는데 원정 경기라 홈으로 돌아가서 하자고 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참 젠틀하게 예쁘게 하는 친구라 다들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 중에는 더그아웃에서 최항 등 다른 선수들에게 1루 수비 관련 노하우를 열심히 설명해 주는 모습이 보인다. 여러 가지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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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