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윤승재 기자) 이동욱 NC 다이노스 감독이 ‘또 다시’ 허리를 숙였다. 지난 3일 새벽 일어난 코칭 스태프간 술자리 폭행 물의 때문이었다. 3일 대구 삼성전 경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선 이 감독은 “간밤의 코칭스태프 폭력 사건에 대해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없는 잘못이다. 다시 한 번 KBO리그 관계자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라면서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의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한국시리즈에선 외국인 타자 알테어의 마스크 미착용 논란에 ‘대신’ 사과한 바 있고, 지난해 주축 선수들의 술자리 방역 지침 위반 건 때도 이 감독이 ‘대신’ 고개를 숙였다. 그때마다 이 감독은 무거운 침묵과 침체된 목소리로 해명하고 사과하며 착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곤란한 질문이나 질타도 오롯이 감독의 몫. 그리고 그 질문과 사과 및 침묵은 이번 코칭스태프들의 술자리 폭행 사태에서도 똑같이 이어졌다.
엄밀히 말하면 세 사태 모두 감독의 잘못이라 하기는 어렵다. ‘선수단 관리’ 측면에서 비판을 받을 수는 있어도 선수나 코치들의 개인 일탈까지 감독이 통제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 감독은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지난해 술자리 사태 땐 10경기 출전 정지라는 ‘자체 징계’까지 자처하며 책임을 통감했다. 성적도 좋지 않은 상황서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까지, 마음도 착잡한데 ‘대신’ 사과까지 해야 하는 것이 NC 감독의 현실이다.
감독이 언제까지 허리를 숙여야 문제가 뿌리 뽑힐까. 혈기왕성한 선수들도 아니고 3, 40대 코치들이, 그것도 지난해 술자리 논란으로 홍역을 제대로 치렀음에도 학습효과 없이 또 ‘술자리’ 문제를 일으켰다. 감독은 물론 구단도 당혹스럽고 난감하다. 일단 NC는 단장까지 나서 고개를 숙이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엄정 대처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두 단어 모두 이미 오래 전부터 나왔던 단어들이기도 하다. 선수단의 각성이 절실하다.
더 이상 선수단 개인의 일탈에 감독이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고개를 숙이는 일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막을 수 없는 개인의 일탈에, 그것도 성인이면 알아서 경각심을 갖고 책임을 져야 할 부분에 대해 '대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
사진=대구,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