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윤승재 기자) “네가 두 번 살렸다”, “소고기 사달랍니다.”
NC 다이노스 투수 김시훈이 자신의 데뷔 첫 승을 도운 입단동기 오영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시훈은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세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4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NC는 김시훈의 호투 속에 9-5 승리를 거두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5회 결정적인 호수비가 김시훈의 첫 승을 도왔다. 5회말 연속 볼넷으로 갑자기 흔들리며 2실점한 김시훈은 이어진 1,2루 위기에서 김재환에게 강습타구를 맞으며 실점 위기를 마주했다. 만약 안타로 이어졌다면 예정 투구수인 80구를 훌쩍 넘긴 김시훈은 아웃카운트 한 개만 남기고 강판돼 데뷔 첫 승을 기록하지 못할 수 있었다.
하지만 1루엔 오영수가 있었다. 오영수가 재빨리 몸을 날려 타구를 낚아채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NC의 리드뿐만 아니라 김시훈의 5이닝, 그리고 데뷔 첫 승을 지켜낸 오영수의 호수비였다. 오영수는 이전에도 야수의 애매한 송구를 잘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는 등 탄탄한 수비로 김시훈의 뒤를 탄탄히 지켜낸 바 있다.
김시훈과 오영수는 2018시즌 NC 입단동기다. 초중고를 모두 창원에서 나온 창원 토박이라는 점과 올해 입단 4시즌 만에 주전 기회를 받고 있다는 점도 같다. 입단 때부터 의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사이일 터. 자신의 데뷔 첫 승까지 지켜준 입단동기의 호수비가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경기 후 만난 김시훈도 오영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시훈은 “(오)영수에게 ‘네가 날 두 번 살렸다’라고 이야기했다. (영수 덕분에 실점을 막아) 운이 좋았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데뷔 첫 승으로 선수단에 ‘피자턱’을 쏴야 하는 김시훈은 오영수에게 추가 선물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따로 이야기해보겠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에 NC 관계자가 오영수의 말을 빌려 “소고기 사달라고 합니다”라고 하자 김시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멋쩍게 웃었다.
입단한지 4년만, 우여곡절 끝에 얻은 1군 기회에 데뷔 첫 승까지. “첫 승 후에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났다”는 김시훈은 “그동안 아들이 언제 올라오나 기다리고 계셨을텐데 올해 보여드리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라면서 “어느 보직에 상관없이 1군에 남는 것이 목표다. 정해진 자리에서 열심히 던지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잠실 윤승재 기자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