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이수연 유니버스의 중심에서 김아중이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그리드’를 완벽하게 마무리지었다.
상상 그 이상의 거대한 세계관을 이끌어 온 김아중이 모든 서사의 중심에서 ‘그리드’(연출 리건) 마지막을 장식했다. 태양풍으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방어막 ‘그리드’, 정새벽(김아중 분)은 그 ‘그리드’를 설치한 ‘유령’(이시영)의 선조였다. 모든 서사의 중심에는 정새벽이 있었다. 김마녹(김성균)이 처음 살인을 저지른 사건 현장부터 유령과 직접 마주한 순간에 이어 관리국보다 발 빠르게 이들을 추적해 오기까지. 모든 사건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었다. 정새벽이 유령의 선조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던 것.
마지막 화, 정새벽의 아이가 미래 희망의 첫걸음이 되는 순간 극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리드’가 전하고자 한 주제는 김아중의 묵직한 내레이션으로 전달됐다. “난 선택했다. 아직 시작되지 않은 일을 마무리 짓기로. 지나온 흔적이 사라졌듯이 우리 앞에 길이 보이지 않아도, 마실 수 있는 물 숨 쉴 수 있는 공기 울창한 숲과 그 안에 수많은 생명들 이 아이 앞날에 그런 것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태양풍이 아니어도 우린 이미 너무 많은 걸 미래 아이들한테서 빼앗았다. 그중 하나라도 돌려줄 수 있다면 나의 선택으로 지켜줄 수만 있다면” 지구의 미래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 김아중의 메시지는 모든 이야기의 ‘끝’을 장식했다.
이처럼 김아중은 ‘유령’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품던 정새벽이, 유령의 선조가 되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인물을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로 구현해 작가의 주제 의식을 완벽하게 이행했다. ‘이수연 유니버스’의 중심에 선 그가 대서사의 문을 열고 닫음으로써 또 한 번 대중에게 김아중 표 웰메이드 드라마를 선사했다.
김아중은 다수의 장르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명실상부 장르퀸으로 사랑받은 배우다. 그런 김아중과 장르 대가 이수연 작가가 함께 구축한 한국형 SF ‘그리드’는 신선함과 묵직한 여운을 동시에 남겼고, 김아중의 작품을 보는 선구안을 또 한 번 증명했다. 매 작품, 믿고 보는 웰메이드를 완성하는 배우 김아중이 또 어떤 수작을 안고 찾아올지 차기작 선택에 대한 기대가 더해진다.
사진= 에이스팩토리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