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감독이 연출자의 심경을 전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의 편지에 남겨진 4명의 이름, 가해자로 지목된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을 그린 영화. 하타사와 세이고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20일 오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관련 화상인터뷰를 진행한 김지훈 감독은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원작 희곡을 본 뒤 영화화를 결심했다는 그는 "희곡 연극을 봤을 때 공감되는 정서는 분노였던 것 같다. 아이의 영혼이 무너지는 그 순간들이 계속 느껴지면서 분노가 올라오더라. 영화로 재탄생할 수 있게 된 원동력이 된 것 같다. 아직도 그 분노가 용광로처럼 타고 있다"고 말했다.
희곡을 영화화하며 차별점도 뒀다. 김지훈 감독은 "원작 자체가 워낙 탄탄했다. 메시지가 강렬했고. 제가 작가랑 같이 손을 댄 건 직업이나 한국적 정서인데 시간의 확장성, 공간의 확장. 그 세 가지에 주안점을 두고 이야기 얼개를 풀어가려고 노력했다"고 짚었다.
'학교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의 작품인 만큼, 김지훈 감독은 많은 고민을 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가해자의 시선과 마음에 공감하고 싶지도 않았고 그 시선에도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 시선을 캐치하는 데에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는 그는 "그 마음을 이해한다기보단 그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그게 어떻게 보면 피해자 마음을 알아가는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가해자의 마음에 들어가는 게 이 영화의 키워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2017년 8월 촬영을 마쳤으나, 2018년 오달수의 '미투 논란'이 불거지면서 개봉을 보류해온 바 있다. 김지훈 감독은 "5년 동안 여러 부침이 많았다. 감독으로서는 관객을 못 만난다는 게 저한테는 생명력이 소멸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며 "제가 마음속에 숨통을 갖고 있었던 건 건우의 아픔을 관객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열망이 컸다. 건우의 영혼이 어떻게 무너지고 그 아이가 얼마나 아파했을까를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학교 폭력 피해자 건우의 아픔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해당 신들을 연출하며 '지옥'을 느꼈다는 김지훈 감독. 그는 "가해 학생들은 그 아이가 힘들어할수록 쾌감이라고 해야 하나, 목적을 달성한다고 해야 하나. 한쪽에서는 쾌감을 더 성취하려고 하고, 한 아이는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대립상황이 저는 연출자로서 최대한 극대화시켜야 했다"며 "제일 주안점을 둔 건 건우의 영혼이 어떻게 무너지는가, 어떻게 망가지는가였다. '너무 참혹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연출적인 부분에선 이 아이의 영혼이 무너지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밝혔다.
이에 학교 폭력 장면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고, 다시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상황"이라는 그는 "가해자의 감정과 피해자의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감정이 아이들에게 전달이 돼야 하는데 사실 연출자로서 그게 너무 가혹한 상황이었다. 아이들에게 '이건 실제 상황이 아니다', '건우를 아프게 해야 관객분들이 느낀다'고 설명을 많이 했다. 찍을 때 부모님이 오셔서 같이 계셨다. 전달하기 어려운 부분은 부모님께 전달을 했다. 힘들어할 때는 촬영을 멈추기도 했다. 마음이 아픈 촬영이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더불어 김지훈 감독은 "인간이 인간에게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짓이 영혼을 파괴하는 거다. 물리적인 가해, 폭력도 물론 하면 안 되겠지만 영혼을 파괴하는 건 회복할 수 없는 영원한 상처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보여줬던 (건우의) 눈빛이 회복이 안 될 거라고 생각했다. 감독 개인적으로 강렬한 메시지라고 생각했다. 사람이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는 것, 용서할 수도 없지만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의 메시지를 짚어줘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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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