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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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첨부예정) 폭우 속 여고생의 '괴성(?)', 성남을 구하다

기사입력 2007.09.20 06:20 / 기사수정 2007.09.20 06:20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 탄천, 박형진 기자] '비 오는 날, 여고생 1000명의 괴성(?)이 들려온다면?'

한여름을 시원하게 만드는 납량 특집이 아니다. 성남 일화와 알 카라마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경기가 열린 탄천종합운동장의 얘기다.

K리그 관중숫자는 많지 않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피스컵 등 국제대회에서 관중 몰이에 성공한 바 있는 성남 일화는 이번 알 카라마와의 경기에서도 대규모 관중 몰이를 기대했다. 실제로 경기 직전 예매관련 문의가 폭주하면서 나름 만원 관중을 기대한 것도 사실. 그러나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성남 프론트는 오히려 관중석이 텅텅 비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이러한 걱정을 덜어준 것은 1000여 명의 여고생이었다. 성남 지역의 성일여고 1, 2학년 학생 전원이 이 날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은 것. 폭우 때문에 2층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이들은 여고생 특유의 열광적인 '괴성(?) 응원'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잔뜩 달궈놓았다.

이들 대부분은 경기장을 처음 찾아 성남 선수나 축구 규칙에 대해 잘 모르는 듯했다. 그러나 성남의 응원가를 놀라운 속도로 습득한 여고생들은 막대풍선으로 박자를 맞추며 조직된 응원을 선보였다. 멋진 슈팅이 나왔을 때, 선수 얼굴이 전광판에 클로즈업되었을 때, 그리고 상대편 선수가 경고를 받을 때 더 큰 함성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성남 선수들도 여고생들의 응원에 기운을 차린 듯 장대비 속을 열심히 달리며 골을 넣고자 부지런히 움직였다. 신이 난 것은 장내 아나운서도 마찬가지. 장내 아나운서석 바로 옆에서 모처럼 많은 관중의 응원소리가 들려오자 평소보다 훨씬 더 큰 목소리로 선수를 소개하고 안내멘트를 하며 흥을 돋우었다.

한 골을 실점한 후 후반 중반까지 동점골을 넣지 못하자 여고생 응원의 기세도 한 풀 꺾인 듯했다. 그러나 '깜짝 투입' 김민호가 투입 3분 만인 후반 28분에 동점골을 넣고, 후반 30분 조병국이 역전골까지 넣자 여고생 응원단의 분위기는 마치 월드컵 응원단을 연상시킬만큼 뜨거워졌다.

결국, 일방적인 응원에 힘입은 성남은 알 카라마를 2-1로 꺾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여고생 응원의 힘을 받아 승리를 쟁취한 성남이 원정 2차전 경기도 승리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사진 :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은 성일여고 학생들. 김경주 기자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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