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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연장 3연전', 남은 것은 상처뿐

기사입력 2007.09.11 05:23 / 기사수정 2007.09.11 05:23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지난 주말 안방에서 3연전에 나섰던 LG 트윈스, 3경기 연속 연장혈투를 벌였음에도 승리의 여신은 그들을 외면했다.

3경기 연속 연장전에 돌입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 중 1승도 건지지 못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LG는 매 경기 비슷한 '사건' 이 발생해 4위 팀과의 승차를 좁히지 못했다.

중요한 상황에서의 실책,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7일 SK 와이번스전. LG는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던 그 순간 뼈아픈 실책으로 인해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LG가 2-1로 앞서던 9회 초 2사 3루, SK 정경배가 친 공은 2루수와 우익수 사이에 뜬 평범한 뜬공이었다. 교체출장한 2루수 김우석은 포구위치에서 공을 기다리고 있었다.

LG의 승리가 눈앞에 보이던 순간. 그러나 공은 김우석의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이 뼈아픈 실책으로 동점이 되어 연장으로 접어든 경기는 10회 초 결승점을 얻은 SK의 승리로 끝났다.

8일 삼성전. 2-1로 앞선 LG의 9회 초 마지막 수비. 선두타자 박한이가 친 공은 중견수 이대형 쪽으로 굴러가는 중전안타였다. 평범한 단타에 그칠 것 같던 타구. 그러나 이대형은 이 타구를 뒤로 빠뜨리며 박한이에게 2루를 허용했다.

흔히 말하는 '원 히트 원 에러'로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린 LG는 희생번트와 볼넷 두 개로 맞은 1사 만루에서 박진만의 2루수 땅볼 때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다. 결국, 두 팀은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9일 삼성전. 양팀이 5-5로 맞선 11회 초 삼성 공격. 1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재걸의 타구는 전진수비하던 유격수 권용관의 왼쪽으로 가는 땅볼이었다. 바운드 맞추기가 까다로웠던 그 타구는 권용관의 글러브를 외면했다.

이것이 패배의 빌미가 된 실책이었다. 이 한 점이 결승점이 되어 LG는 또다시 주저앉았다.

선발투수들의 호투, 승리와 이어지지 못해

LG의 에이스 박명환은 7일 SK 전에 선발등판했다.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전 이후 열흘 만에 등판한 박명환의 구위는 뛰어났다. 주자를 내보내면 더욱 힘을 내고, 투구폼을 바꿔가며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도 했던 그는 8이닝까지 SK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9회 초에도 마운드에도 올라 완봉승을 노렸던 그는 연속안타를 맞고 1실점 한 뒤 강판당했고, 팀의 패배로 그의 호투는 '헛수고' 가 되고 말았다.

8일 삼성전에 등판한 크리스 옥스프링도 제 몫을 다했으나 9회 초의 실책 하나가 그의 승리를 허공에 날려버렸다. 2회 초 선취점을 내준 옥스프링은 이후 뛰어난 완급조절로 삼성 타자들을 공략해 7회 2사까지 8안타 1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타선이 2점을 얻어 2-1로 승리요건까지 갖춘 상황. 그러나 승부는 9회 초에 원점으로 돌아갔으니 그의 속타는 마음을 누가 알랴. 2회 초 실점도 유격수 권용관의 악송구로 인해 내준 점수. 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던 터라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아쉬운 것 정재복도 마찬가지. 9일 삼성전에 선발등판한 그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5회 초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해 강판당했다. 정재복은 1사 후 조영훈을 투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1루에 보낸 데 이어 진갑용의 직선타구가 박경수의 글러브를 맞고 나오는 불운으로 1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이후 1실 점한 그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김재걸의 우전안타 때 우익수 정의윤의 포구 실책이 겹쳐 추가 2실점, 마운드를 이승호에게 넘겼다. 5회 말 LG 타선이 대거 5득점 해 동점에 성공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마무리 우규민, 실패를 통해 성장할까?

사실 우규민은 잘 던졌다. 그러나 야수들의 실책을 탓하기 전에 좀 더 완벽히 틀어막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7일 SK전 9회 초. 2-1로 쫓긴 1사 1,2루의 위기에서 공을 넘겨받은 우규민은 박재홍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2사 3루에서 정경배의 타구가 2루수 쪽에 높이 뜨자 우규민은 두 손을 치켜들고 승리를 예감했다. 그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LG의 승리를 확신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실책으로 경기는 계속되었고, 우규민은 10회 초 1사까지 던진 뒤 무거운 걸음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8일 삼성전에서도 우규민은 2-1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은 첫 타자와의 승부에서 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선두타자 박한이를 상대로 볼 카운트 2-1에서 가운데에 몰린 그의 직구가 중전안타로 연결된 것이다.

결국, 박한이는 홈까지 살아서 돌아왔고 우규민은 2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게 되었다.

9일 삼성전에서도 우규민은 패배에 중심에 서 있었다. 5-5로 맞선 11회 초 1사 3루의 위기에 등판한 우규민은 김재걸을 유격수 쪽 땅볼로 잘 유도했으나 이를 권용관이 놓쳐 결승점을 내주고 말았다. 3일 연속 악몽이 반복되는 순간이었다.

마무리투수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승부구가 없이 맞춰 잡는 투구를 하는 우규민, 아직 23세인 그의 가능성은 무한하기에 올 시즌의 실패는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3일 연속 연장 승부로 지친 LG, 너무 아쉬운 패배로 육체적인 피로가 배가되었을 그들에게 4강은 너무 어려운 목표일까? 올 시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 악몽에서 벗어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팬들을 위한 가장 큰 선물이다.

[사진 = 7일 경기에서 동점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는 우규민 ⓒ LG 트윈스]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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