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또' 문제의 구단을 자처했다. 내년이면 37세가 되는 논란의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먼저 나섰다. 이해할 수 없는, 뻔뻔하고도 황당한 행태다.
키움은 18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해지 복귀 승인을 요청했다고 알렸다. 이미 강정호와 계약은 체결한 뒤였고, 최저 연봉을 지급하기로 이미 합의도 마친 상태에서 통보를 했다. 고형욱 단장이 강정호와 세 차례 통화를 하며 영입 의사를 전달한 결과라는 게 키움의 설명이었다.
강정호는 한 번도 아닌 세 번의 음주사고를 낸 선수다. 2016년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낸 후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적발 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이후 강정호는 2020년 6월이 되어서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음주사고의 관한 공개 사과를 했다. 음주사고 후 4년 여 만에 이뤄진 사과였고, 사실상 국내 리그 복귀를 위한 작업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늦은 사과와 진심이 의심스러운 말들에 강정호를 향한 시선은 냉담하기만 했다. 당시 강정호는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을 걸 감수하고 있다. 질타와 비난을 통해 더 성숙해지려고 한다"고 얘기했지만, 그런 말들이 면죄부가 될 순 없었다. 며칠 후 강정호는 복귀 신청을 철회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약이라도 된 줄 알았던 걸까. 고형욱 단장은 "야구 선배로서 후배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본인이 3년 동안 얼마나 자숙을 했고 반성을 했는지 팬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선수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 후회 없이 야구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어불성설이다. 안타가, 홈런이 반성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말인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복귀일까. 현재 36세의 강정호는 징계까지 마치면 내년에나 뛸 수 있다. 사고를 치고 나이까지 든 선수를 반길 팬은 없다. 팀에 대한 기여는 장담하기 어렵다. 젊고 재능 있는 선수가 설 자리도 비좁다. 따가운 여론에 선수 본인도 부담을 안고 뛰어야 한다. 얻을 것 없이 잃을 것만 많은데 키움은 왜 먼저 손을 내민 걸까.
누군 되고, 누군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다. 키움은 이 제안이 아름다운 배려의 모습이 될 거라 생각했을까? 틀려도 단단히 틀렸다. 오만하고 그릇된 관용은 구단의 어리석고 추한 면만 끄집어냈을 뿐이다. 순수하게 팀을 응원하는 팬들, 정직하게 뛰고 있는 선수만 그 사이에서 철저하게 무시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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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