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노수린 기자) 진성이 굶주림과 학대에 시달렸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18일 방송된 TV조선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진성이 출연해 오은영 박사와 인생 상담을 나눴다.
진성의 가장 큰 고민은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을 할 수 없게 된 점이었다. 그는 "10대부터 노래를 했다. 무명생활을 30여년 간 했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노래가 '태클을 걸지 마'다. 대중에게 알려질 만하니까 코로나19가 터졌다. 나는 금전적인 것과 거리가 먼 사람인가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오은영은 "스스로 느끼기에 울적하시냐"고 물었다. 진성은 "울적하다는 생각은 항상 있다. 비애감이 들기도 한다. 조용한 성격도 아닌데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위축되다 보니 이러다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닌가 불안하다"고 대답했다.
오은영은 "상실감이 클 때 우울감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이 있다. MMPI(다면적 인성 검사) 결과 우울감을 느낀 지 오래되셨더라. 만성적인 우울감에 익숙해져 있다. 상실한 걸 찾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은영은 "위기를 많이 느껴 본 사람은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돼 있다. 사소한 일도 위기라고 감지하게 된다.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아님에도 뇌가 생명을 위협하는 위기로 인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진성은 폐소공포증이 있다고 고백했다. 진성은 "어린 시절 살던 마을에 막걸리를 만드는 양조장이 있었다. 배가 고프니까 술밥을 훔쳐먹었다. 아저씨가 나를 빈 술독에 넣어 버렸다. 거기에서 잠이 들어 버렸다. 양조장 직원이 아침에 출근해 꺼내 줬다. 그때 폐소공포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어린 시절의 경험도 패널들을 울렸다. 진성은 "3살 되던 해에 부모님이 집을 나가셨다. 친척 집을 전전하며 살았다.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처절하게 힘들었다. 11살 되던 해에 부모님과 만나 1년 살았다. 초등학교도 12살에 입학했다. 부모님은 매일 싸우셨다. 인간 시장의 밑바닥을 보고 살았다고 봐야 한다"고 고백했다.
오은영은 이에 안타까워하며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에 끝도 모르는 나락처럼 느껴졌을 것. 진성 선생님의 어린 시절은 예측도 안 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위기였다. 이 위기는 굶주림과 학대였다. 사람에 대한 신뢰나 세상에 대한 믿음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진성은 "아버지는 30년 전에 세상을 떠나셨고 어머니는 90세에 가깝다. 항상 가슴 속에 담고 있는 건 자식 된 도리만 하자는 것이다.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것만 해도 고맙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어렵게 살아 왔기 때문에 자칫 꼰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진성은 "후배들이 상담을 하면 깊이 몰입한다. 나도 똑같은 일을 겪으며 살아 왔기 때문"이라고 대답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오은영은 "선생님의 인생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은영은 진성에게 "우울과 불안을 벗어 던지라고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 어린 시절부터 겪은 시련이 진성 선생님의 인생 그 자체다. 그것 자체가 가치 있고, 존경받을 만한 것. 우울과 불안을 느끼더라도 그 마음이 노래 안에 스며들어서 누군가의 인생을 다잡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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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린 기자 srnnoh@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