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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최정원·김소향, 프리다 칼로의 인생 찬가 "새로운 장르" [종합]

기사입력 2022.03.03 17:12 / 기사수정 2022.03.03 17:3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멕시코의 위대한 여성 화가이자 혁명가로 통하는 프리다 칼로의 생애가 뮤지컬 '프리다'를 통해 펼쳐진다. 

뮤지컬 '프리다'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하고 있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사고 이후 평생 후유증 속에 살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삶의 환희를 잃지 않았던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 ‘THE LAST NIGHT SHOW’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프리다는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일들과 만났던 인물들을 상징하는 레플레하, 데스티노, 메모리아와 인생을 이야기한다.

3일 진행한 뮤지컬 '프리다' 프레스콜에서 배우들은 '라비다', '칭가뚜 마드레 라비다', '코르셋', '허밍버드', '순교', '디에고' 등을 시연했다.

이 작품에는 남자 배우들이 나오지 않는다. ‘THE LAST NIGHT SHOW’ 쇼에서 프리다의 연인이었던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하는 레플레하도 전수미와 리사가 맡는다. 

이에 대해 추정화 작·연출은 "'프리다'는 사실적인 뮤지컬이 아니다. 프리다를 제외한 세 명은 프리다를 지킨 천사 같은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들은 천사라고, 성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든 인간에게 자기를 지키는 수호신이 있다고 한다면 그런 존재다. 프리다의 마지막 날 프리다의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펼치면서 역할을 해주는 구성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추정화 연출은 "사실적인 디에고는 나오지 않고 수호신 중에 한 명이 해주는 거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처음부터 큰 극장에서 할 수 없다는 생각을 기반으로 했다. 세 네명이 '프리다'를 꾸린다면 어떻게 꾸릴까 하는 게 도전 과제였다. 프리다의 인생 이야기는 엄청나게 파란만장하고 인물도 많은데 다 사실적으로 담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사실적인, 극적인 쇼보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프리다가 죽기 직전에 단 몇 초간에 인생을 파노라마처럼 바라보는데 진짜 등장인물이 등장하는 게 아니다. 페미니즘 적인 관점에서 여자만 나오게 만든 작품이 아니다. 사실적인 극, 또 모든 등장인물이 나오게 할 수 없다면 수호신 세 명이 이 이야기를 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디에고 역할도 수호신 중 한 명이 맡아 하는 거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추 연출은 "프리다는 고통스러운 인생을 살았다. 교통사고, 디에고, 소아마비뿐만 아니라 모든 게 쉽지 않았을 거다. 그럼에도 인생을 힘들게 그리고 싶지 않았다. 사실대로 하면 휠체어나 의족 없이는 그녀의 인생을 꾸릴 수 없었는데 판타지로, 프리다를 제외하고는 허구의 인물로 그렸다. 세 명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수호신, 천사같은 존재로 담았다. 프리다 옆에서 넌 이런 사람도 만났지, 이런 존재도 만났지 이렇게 이야기한다면 거대한 극장, 세트가 없어도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지 않나 했다"라고 강조했다.

프리다를 연기하는 최정원은 "배우로서 느낀 건 프리다가 바라본 디에고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남들은 손가락질하고 나쁘게 말할 수 있는데 역사적인 부분에서의 디에고가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디에고를 바라보는 시선 아에서 보여준다. 프리다가 멕시코 혁명가 디에고에게 사랑에 빠진 건 프리다도 혁명을 사랑해서 그런 것 같다. 프리다가 봐왔던 디에고를 만들어 준 것 같다"라고 배우로서 느낀 바를 밝혔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중점을 두는 부분에 대해 "'프리다'의 넘버의 특색은 대부분이 길다. 5분에서 10분이 넘는 곡도 있다. 그만큼 드라마와 움직임을 음악에 넣는다. 챕터가 다양하고 테마가 다양하다. 어떻게 한 곡처럼 자연스럽게 이어붙이냐에 중점을 뒀다. 고통스러운 프리다를 이야기하는데 음악이 신파스럽게 흐르는 걸 원치 않았다. 강렬한 음악과 음역폭을 넓게 사용했다. 배우들을 힘들게 해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최정원, 김소향은 타이틀롤 프리다 역을 맡았다. 중남미 여성 작가 중 최초로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된 당대 최고의 여성 예술가다.

최정원은 "프리다는 실존 인물이어서 고민도 많이 하고 생각도 많이 했다. 그녀가 쓴 일기와 그녀의 그림들에는 다 의미가 있었다. 사랑이라는 게 엄청 컸던 것 같다. 실제로 디에고를 자기보다 사랑한 여인이었다. 어떻게 이런 인생을 살지 하는 연민과 동정으로 시작했는데 프리다 칼로를 알게 되면서 그녀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너무 살아보고 싶은 캐릭터와 인물이다. 배우들과의 합을 맞출 때 어떨 때는 사랑스럽고, 어떨 때는 강하고, 어떨 때는 아이같은 모습으로, 또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연하면서 생각이 바뀔 수 있지만 프리다 칼로로 사는 지금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라고 이야기했다.

김소향은 "작가, 연출님 안무가 님이 구상할 때부터 같이 리딩했던 사람으로서 이 작품이 올라온 게 기적 같고 행복하다. 일반인이 느낄 수 없는 깊이의 고통인데 그녀는 늘 유쾌하게 고통을 풀려고 노력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연출님은 쇼처럼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그게 머리에 박혀서 지금 이 무대에 서기까지 매일 그렇게 생각한다. 무대 장치 안에서도 굉장히 고통스러운 순간마다 그걸 생각하면서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연출을 많이 하고 있다. 한국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장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사람이 모두가 고통 속에 산다고 생각한다. 힘든 과정 속에서 사는데 어루만져주고 싶고 당신이 느끼는 고통의 깊이가 어느 만큼이든 치유하고 싶다, 우리를 통해 여러분이 함께 환희를 느끼고 같이 인생을 추제로 즐기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순간만은 고통스럽지만 그걸 이겨내며 행복하게 공연하고 있다. 관객도 행복한 마음으로 '그래 내 인생이 이렇게 힘들어도 내 인생은 만세야'라고 느끼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전수미, 리사는 ‘더 나이트 쇼’의 진행자로 프리다의 연인이자 분신이었던 디에고 리베라를 연기하는 레플레하를 연기한다.

전수미는 "너무나 다 아는 디에고여서 나쁘다고 생각하겠지만 프리다의 죽음을 끝까지 지켜준 이도 디에고 리베라다. 레플레하를 할 때도 디에고를 할 때도 매순간 프리다를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매 순간 감정이입돼 울고 있을 때도 같이 울 때가 있었다. 프리다를 위한 사랑 단 하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특기인 탭댄스를 선보이는 전수미는 "트라이아웃 첫 공연에서 탭댄스를 했다. 쇼 형식의 뮤지컬이어서 쇼적인 게 뭐가 있을까 디에고가 열정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열정적으로 표현할까 해서 탭댄스를 해보게 됐다"라고 말했다.

리사는 탭댄스가 아닌 스캣(Scat: 가사 대신 뜻이 없는 말로 즉흥적으로 프레이즈를 만들면서 부르는 것)을 적용했다.

리사는 "두 번째 트라이아웃 때 했는데 탭을 그렇게 잘 못해서 탭을 안 하고 연출님과 상의를 하다가 스캣으로 프리다의 마음을 사는 거로 풀어봤다. 원래 그림을 전공해서 그림도 조금씩 그렸다. 마지막에는 완성된 그림을 보여드리려고 조금씩 그리고 있다"라고 차별점을 짚었다.

이와 관련해 추정화 연출은 "디에고가 프리다에게 구애하는 장면을 잘 표현하고 싶었다. 극 중 코끼리와 비둘기라고 이야기한다. 프리다의 엄마가 그렇게 말했다고 하더라. 정말 코끼리같이 생겼다. 코끼리의 발자국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전수미 배우가 탭을 잘 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탭으로 만들었다. 두 번째 트라이아웃에서 리사 배우를 만났을 때는 엄청나게 스캣을 잘해서 공작새 느낌으로 하는 게 어떠냐 했다. 화려한 스캣으로 '구애를 해주세요' 했는데 너무 좋다고 하더라. 월드 프리미어 첫 공연에서 조명 감독님에게 두 가지 다 하는 게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디자인을 두 번을 따로 해주신다고 해 이 장면이 가능하게 됐다. 이 장면은 배우마다 골라보는 맛이 있도록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임정희, 정영아는 프리다를 고통 속에 빠지게 한 사고 이후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려 하는 데스티노에 캐스팅됐다.

임정희는 "데스티노 역을 이해하는 게 어려웠다. 프리다에게 죽음을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인지, '삶이 너에게 좋은 것만 주지 않을 거야' 라는 대사가 있는데 '하지만 넌 프리다이고 할 수 있어'라고 힘을 주는 역할에 비중을 둬야 할지 고민되고 어려웠다. 결국 데스티노 역할도 프리다의 자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어려움이 있지만 포기하고 싶지만 그녀의 삶을 보면 100번이라도 포기할 것 같은 삶이지만 그럼에도 삶이 진정 좋은 것만 주지 않겠지만 할 수 있다고 힘을 준다. 관객이 같이 공감해주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바랐다.

정영아는 "처음 트라이아웃부터 재작년, 작년 트라이아웃, 이번 공연까지 계속 함께했다. 서울에서 공연을 올리는 게 너무 감격적이다. 첫 공연을 했는데 시작 전부터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힘들었다. 굉장히 의미있고 너무 감격스럽다. 캐릭터도 매번 고민이 많고 변화도 있는데 이번에는 확신이 생긴 것 같다. 3개월 간 즐기면서 공연할 것 같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최서연, 허혜진, 황우림은 프리다의 어린 시절과 평행우주 속 또 다른 프리다를 연기하는 메모리아로 분한다.

최서연은 "메모리아는 프리다 외에 세 명의 사신, 천사 중에 한 명이다. 누구나 내면에는 강인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강인함과 내 자아 등 날 살리는 내면을 누구나 가졌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자아와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자아가 있는데 난 긍정적인 자아를 맡고 있다고 생각했다. 프리다는 누구보다 큰 고통을 겪었지만 강인함으로 유쾌함을 잃지 않고 끝까지 웃으면서 아름다운 사람을 살아간 여성이다. 그 내면을 연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리다가 부서지고 힘들 때 벼랑 끝에서 일으키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미스트롯2' 후 무대로 돌아온 황우림은 "1년을 경연에 매진했다. 방송으로만, 여러 유튜브 등 카메라 앞에 섰는데 오랜만에 무대에 돌아와 실감이 난다. 오늘 첫 공연이 있어 떨리고 설렌다. 2019년에 '그리스' 이후에 뮤지컬 '프리다'로 처음 찾아뵙게 됐다. 굉장히 재밌고 즐거울 것 같다. 배우들이 굉장한 감동을 줄 거라고 장담하는 뮤지컬이어서 많은 감동을 얻으셨으면 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뮤지컬 '프리다'는 ‘레베카’,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 유럽 뮤지컬을 선보이고 '마타하리', '웃는남자', '엑스칼리버' 등 창작 뮤지컬을 만든 EMK의 첫 번째 중소극장 프로젝트다. 추정화(작·연출), 허수현(작곡·음악감독) 등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트라이아웃 당시 제14회 DIMF 창작뮤지컬상을 수상, 제15회 DIMF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5월 29일까지 관객과 만난다.

사진=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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