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3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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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판정 불신, 파울 수만 줄여서는 해결되지 못한다.

기사입력 2007.09.03 20:23 / 기사수정 2007.09.03 20:23

박영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영선 기자] 시즌 초반 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은 "파울 수를 줄이고, 불신의 벽을 낮추겠다"는 다짐과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연맹은 리그의 활성화를 위해서 'K-리그는 지루하다'는 인식의 원인을 자주 끊기는 경기 흐름과 연관지어, 이 같은 방안을 내놓으면서 "최근 K리그는 경기당 파울 수가 2005년 43.54회, 2006년 40.31회였다. 2007년 K리그의 목표는 경기당 36회로 낮추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후 파울수를 줄이겠다는 연맹의 목표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을 주심은 누구였을까?

2006년 가장 많은 파울을 분 심판은 K리그 연맹 홈페이지 http://www.kleaguei.com/ 올라온 자료를 통해 각기 부분별로 살펴보면, 최다 평균파울 판정자는 평균 47개 이상의 파울을 판정하였던 배재용 주심. 총 파울 수에서는 고금복 주심이 1위를 기록하였다. 또한, 고금복 주심은 평균 및 누적 경고 수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을 달성하였으면서도 2006년 단 한 차례도 퇴장판정을 내리지 않았다.

2007년 9월 2일 대전 시티즌과 성남 일화의 경기에서 고금복 주심이 내린 파울 판정은 양팀 총합 43개에 경고 5개이다. 이 수치는 2006년 고금복 주심의 평균 파울 수 42.27와 평균 경고 수 5.09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날의 판정은 양적인 면에서도 파울 수를 줄이겠다는 연맹의 의지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경기였다.

대전 부임 초, 김호 감독은 그러한 프로축구연맹의 발상에 대해서 파울 수를 줄인다는 것은 심판판정에 대해 스스로 믿음을 버리는 발상이며, 파울이라 선언해야 하는 상황을 외면하고 파울 수 자체만을 줄이려는 목표는 위험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었다.

판정 수준 향상에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을 모두 충족시키려는 듯, 연맹은 리그 심판들의 독일 심판 연수를 통해 질적인 측면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리그가 시작되고 심판들의 판정은 K-리그의 팬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20라운드가 끝난 현재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과 문제 제기는 여전하다.

단적으로 9월 2일 대전-성남 경기를 관람한 축구팬들은 판정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양 팀의 빠른 공수전개는 대전월드컵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들에게 축구의 즐거움을 전해주기 충분했다. 그런 팬들이 경기가 끝난 후 성난 황소처럼, 돌변해야 했던 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선수들에 대한 분노도 아니고, 홈팀의 패배에 대한 단순한 화풀이도 아니었다.

후반 39분, 대전 선수에 대한 파울 판정이 있었고, 이에 대한 대전 선수들의 항의가 진행되던 중, 성남의 김동현은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경기 스코어는 더 이상의 진척 없이 1-2의 점수 그대로 끝이 났다.

후반 39분의 인플레이 판정이 아니었다면, 이날 경기를 관람한 축구팬들은 비록 홈팀이 패배하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오늘 같이 분노한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게 되었을까?

판정이 경기의 재미에 미치는 영향력은 결코 파울의 숫자에만 있지 않다. 판정의 질에 대한 문제야말로 계속해서 가장 크게 대두하고 있는 문제이고, 이를 위해 파울의 숫자부터 제한한다는 것은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재미있는 경기를 위해서는 파울의 숫자보다는 파울 판정에 대한 질과 내용을 먼저 살펴보고, 축구팬들의 공감과 설득력이 있는 판정이 목표가 되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 대전-성남전은 보여주고 있다. 

[사진= 경기를 마치고 퇴장하는 심판들에게 관중들이 야유를 퍼부으며 물병과 휴지 등 오물을 투척하자 경호원들이 보호하고 있다 (C) 엑스포츠뉴스 박영선 기자]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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