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기장, 윤승재 기자) “오승환의 매커니즘을 갖고 있다.”
KT 위즈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 중인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신인 투수 박영현(18)의 투구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묵직한 구위에 포커페이스까지 오승환을 연상시키는 그를 보며 선 전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영현은 감개무량이다. ‘국보 투수’의 칭찬, 그것도 자신의 롤모델인 오승환과 닮았다는 칭찬은 박영현이 들었던 칭찬 중에 최고의 칭찬이었을 터. 프로에 오기 전부터 오승환 같은 마무리 투수를 꿈꿔왔다는 그에게 ‘오승환을 닮았다’는 국보의 칭찬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영현은 선동열 전 감독의 주무기 슬라이더까지 전수 받았다. 선 전 감독을 국보 투수를 만들어준 슬라이더를 본인에게 직접 배우는 영광을 안은 것. 여기에 박영현의 습득력도 빨랐다. 슬라이더 과외를 받은 지 불과 하루 뒤, 국보의 가르침대로 던지자 포수와 심판 모두 혀를 내둘렀다고.
박영현은 “영상으로만 뵀던 레전드를 직접 본 것도 신기했는데 슬라이더까지 배울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라면서 “슬라이더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리니 던지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느낌이 확실히 다르더라”라면서 느낌을 되뇌었다.
국보급 슬라이더 장착에 박영현의 주가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캠프 초반 이강철 감독은 박영현을 두고 “공에 힘이 좋다. 제구력도 없는 게 아니다”라면서 “힘이 좋은 박영현을 불펜으로 생각하고 있다”라며 새 시즌 그를 기용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다만 이 감독은 “1군 무대에 서려면 결정구가 중요한데 계속 지켜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 사이 박영현은 선동열의 국보급 슬라이더를 물려받았다. 150km대 속구에 결정구 슬라이더까지, 실전에서 잘만 사용한다면 데뷔 첫 해 1군 진입은 물론 핵심 불펜진 정착도 꿈은 아니다.
박영현은 스스로의 장점으로 ‘제구력’과 ‘무표정’을 꼽았다. 특히 자신의 자랑이라고 어필한 무표정은 오승환의 포커페이스를 보고 따라한 결과물이라고. 박영현은 “옛날부터 표정이 다 드러난다는 지적을 받아서 오승환 선배의 포커페이스를 보고 따라했는데 잘 됐다”라고 전했다. 그때부터 오승환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그는 탄탄한 구위와 매커니즘까지 오승환을 닮아가기 시작했다.
박영현의 목표는 오승환 같은 마무리 투수가 되는 것, 그리고 “오승환 선배처럼 롱런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신인으로서 1군에 진입하는 것이 최우선. 이에 박영현은 “1군에 올라가는 것이 우선이다. 하지만 1군에서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서 오래 남아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라면서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사진=KT위즈 제공
윤승재 기자 yogiyoon@xportsnews.com